ADVERTISEMENT

‘철퇴축구’ 이탈리아ㆍ아이슬란드, ‘난적’ 스페인ㆍ잉글랜드 꺾고 유로 8강 진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기사 이미지

이탈리아 대표팀 센터백 조르지오 키엘리니가 스페인과의 유로 2016 16강전에서 첫 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사진 UEFA]

철저한 선수비 후 역습 전략이 통했다. 견고한 수비력을 자랑한 이탈리아와 아이슬란드가 각각 스페인과 잉글랜드를 꺾고 ‘유로 2016’ 8강에 올랐다.

27일(현지시간) 프랑스 생드니에서 열린 유럽선수권대회(유로 2016) 16강 전에서 이탈리아는 스페인에 2-0 완승을 거뒀다. 2008년과 2012년에 이어 3개 대회 연속으로 8강에 진출한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는 다음 달 2일 ‘전차군단’ 독일과 유로 2016 4강 진출을 다툰다.

첫 골은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센터백 조르지오 키엘리니가 성공시켰다. 전반 33분 페널티박스 외곽에서 얻어낸 프리킥 찬스에서 에데르가 시도한 슈팅을 스페인 골키퍼 다비드 데헤아가 막아내자 공격에 가담한 키엘리니가 달려들며 밀어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첫 골을 넣은 이후 이탈리아는 자신들이 자랑하는 ‘빗장수비(카테나치오)’를 본격 가동했다. 수비라인을 최대한 밑으로 끌어내리고 쓰리백과 좌우 윙백, 심지어 중앙미드필더 2명까지 총 7명이 수비에만 전념하며 스페인의 ‘티키타카(짧은 패스 위주의 공격)’을 간결하게 막아냈다.

안토니오 콩테(47)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은 경기 시간 내내 터치라인에서 끊임없이 수비 라인을 조정했다. 때로는 고함을 지르고 자신에게 온 공을 발로 차기까지 했다.

이탈리아는 경기 종료 직전 펠레의 추가골로 스코어를 벌리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이탈리아는 4년 전 유로 2012 결승에서 스페인에 당한 0-4 완패를 되갚았다.

유로 2012 우승국인 스페인은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조별리그에서 일찌감치 탈락해 전 세계 축구팬에게 충격을 안긴데 이어 유럽선수권대회에서도 16강에서 무너지며 메이저대회 부진의 고리를 끊지 못했다.

기사 이미지

아이슬란드 축구국가대표 선수인 요한 구드문드손(왼쪽)과 잉글랜드 대표 해리 케인이 볼 경합을 하고 있다. [사진 UEFA]

이어서 벌어진 잉글랜드와 아이슬란드의 16강전에선 예상 밖 이변이 벌어졌다. 인구 33만명의 소국 아이슬란드가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를 2-1로 이겼다.

경기 초반 열세를 뒤집은 역전극이었다. 전반 4분 아이슬란드는 골키퍼 하네스 할도르손이 잉글랜드 라힘 스털링에게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파울을 해 페널티킥을 내줬다. 잉글랜드의 웨인 루니가 실수 없이 차 넣었다. 그러나 아이슬란드는 불과 2분 뒤 동점골을 뽑아냈다.

그렇지만 아이슬란드의 반격은 매서웠다. 실점 2분 뒤 아론 권나르손이 오른쪽 코너에서 올린 크로스를 카리 아르나손이 헤딩으로 연결했다. 이때 골문 앞으로 치고 들어간 라그나르 시구르드손이 오른발로 밀어 넣어 그물을 흔들었다.

결승골은 전반 18분에 나왔다. 시그도르손의 오른발 슈팅이 잉글랜드의 골문을 다시 한 번 열었다.

이후 후반전 내내 잉글랜드는 아이슬란드의 수비에 막혔다. 아이슬란드 역시 수비라인을 최대한 내렸다.

다급해진 잉글랜드는 후반 41분 루니를 대신해 래쉬포드를 투입하며 총공세를 펼쳤다. 반면 아이슬란드는 후반 43분 트로이스타손를 투입하며 안정적인 경기를 이끌었다.

결국 경기는 아이슬란드의 2-1 승리로 막을 내렸다. 호지슨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은 경기 직후 사임했다. 그는 “이런 방식으로 끝이 나서 죄송하다. 결과로 보여줘야 하는 것을 나도 알고 있었지만 결국에는 실패했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