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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인아라뱃길에서 발견된 머리없는 남성 시신의 사인은 자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인천 경인아라뱃길에서 머리가 없이 발견된 50대 남성은 목을 맨 채로 투신하다가 사망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가 나왔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27일 국과수로부터 숨진 A씨(50)의 목 등에서 목을 맨 흔적이 발견됐다는 1차 구두 소견 결과를 받았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경찰에 "목 부분에서 흉기 등으로 인한 손상이 발견되지 않았고, 목 바깥 부분에 로프에 쓸린 흔적이 있었다"며 "목을 맬 때 발생하는 목뼈가 부러지는 현상과 함께 등과 허리에선 수면으로 떨어질때 발생하는 피하출혈이 관찰됐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부검결과를 보면 A씨가 투신을 하는 과정에서 시신 일부가 훼손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정확한 사망원인을 알기 위해 A씨의 행적 등을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날 경인아라뱃길 시천교에서 계양 방면으로 500m 떨어진 지점에서 머리가 없는 A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등산복 차림으로 신발과 양말은 착용하지 않았다. 유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시신에서 신분증을 발견하고 이 시신이 인근에서 고물상을 운영하는 A씨라는 것을 파악했다.

A씨의 머리 부분은 이날 오전 10시쯤 인천 서구 경인아라뱃길 목산교에서 시천교 방면 200m 지점에서 발견됐다.

폐쇄회로 TV(CCTV) 확인결과 A씨는 지난 23일 오후 10시40분쯤 자신이 운영하는 고물상에서 차를 몰고 나왔다. 이 차는 경인아라뱃길 목상교 북측에서 발견됐다. 시신이 발견되기 전날인 지난 25일에는 "목상교 인근에 슬리퍼 한 켤레가 놓여있다"는 자살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현장으로 출동해 목상교 난간 중간에서 슬리퍼 한 켤레와 다리 밑으로 늘어진 로프를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목상교에서 발견된 슬리퍼와 로프도 A씨의 것으로 추정된다"며 "로프 등에 대한 감식결과가 나오면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지 여부를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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