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보안국장 전격 사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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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홍콩 국가안전법(국가안전조례.기본법23조)의 입안을 주도했던 레지나 입(葉劉淑儀)홍콩 보안국장이 사임했다고 둥젠화(董建華)행정장관이 16일 발표했다.

董장관은 "입국장이 지난달 25일 일신상의 이유로 사직서를 제출해 심사숙고 끝에 사임을 수락했다"고 말했다.

또 董장관은 수년간 침체에 빠진 홍콩 경제에 대한 책임을 이유로 앤서니 렁(梁綿松)재정사장(재무장관격)도 이날 사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홍콩 언론은 입국장과 렁사장의 사임은 국가안전법 입법 문제를 둘러싼 시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홍콩대학이 7.1 국가안전법 반대시위 직후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입국장의 지지도는 지난달 53%에서 34.6%로 크게 떨어져 경질설이 돌았다.

한편 홍콩 주재 중국 최고위 당국자인 가오쓰런(高祀仁)중앙연락판공실 주임은 "중국은 국가안전법 입법을 연기한 董장관의 결정을 존중하며 친민주화 정치인들의 국가안전법 반대는 홍콩 경제에 나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문은 高주임의 발언을 인용해 "홍콩은 정치도시가 아닌 경제도시"라고 전제한 뒤 "극심한 정치논리는 홍콩의 경제발전을 저해하며 홍콩의 기본 이익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홍콩=이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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