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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 “브렉시트, 상당한 경제적 여파 초래할 것” 경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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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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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왼쪽)와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가운데)가 20일(현지시간) 런던 성마거릿 교회에서 열리는 조 콕스 노동당 의원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 가고 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Brexit)에 반대한 콕스 의원은 지난 16일 극우주의자의 공격에 피살됐다. [런던 AP=뉴시스]

영국과 유럽연합(EU)의 운명을 건 영국의 ‘EU 탈퇴(Brexit·브렉시트) 국민투표’가 23일(현지시간) 치러진다. 잔류와 탈퇴를 지지하는 여론이 박빙을 이루며 양측 진영은 막판까지 사활을 건 선거전을 벌이고 있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브렉시트에 대한 궁금증과 전망을 10문10답으로 알아본다.

브렉시트는
브렉시트는 영국(British)과 탈퇴(Exit)를 합한 말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의미한다. 유로존 위기 등으로 EU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고 보수당 내부의 분열이 심화하자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지난해 5월 총선 당시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려는 이유는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유로존의 경제가 급격히 악화하며 영국의 EU 예산 순기여금 규모가 급격히 커지고 있다. 또한 EU 회원국으로서 이민자를 받아들이고 복지혜택을 줘야 한다. 영국인들은 일자리를 놓고 이민자들과 경쟁을 해야 하니 갈등이 커졌다. EU가 제정한 법률이나 재정정책을 의무적으로 이행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영국인의 반발도 크다.
잔류파와 탈퇴파는.
보수당 내에서는 캐머런 영국 총리와 조지 오즈번 재무장관이 대표적인 잔류파다. 제러미 코빈이 이끄는 노동당도 잔류를 주장한다. 해외 지도자로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이 잔류를 지지한다.

브렉시트 전망 10문 10답
EU 잔류 여론 우세하다 다시 안갯속
소로스 “파운드화 가치 급락” 예측

빅토로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데일리메일에 잔류를 호소하며 광고까지 냈다. 조지 소로스는 영국이 브렉시트를 하면 파운드화 가치가 급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언론 중에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더 타임스가 잔류 쪽에 서 있다.

보수당 내의 탈퇴파는 보리스 존슨 전 런던 시장과 마이클 고브 법무장관, 이언 덩컨스미스 전 고용연금장관 등이 대표적이다. 텔레그래프와 데일리메일 등은 탈퇴를 지지하고 있다.

여론의 흐름은.
잔류와 탈퇴가 팽팽하게 맞서던 여론은 16일 발생한 조 콕스 노동당 하원의원 피살 사건 이후 잔류 쪽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20일(현지시간) ORB의 여론조사에서는 잔류(53%)가 탈퇴(46%)를 앞섰다. 하지만 유고브 조사는 잔류(49%)에 비해 탈퇴(51%) 여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부동층의 움직임에 투표 결과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영국 최대 베팅업체인 베트페어는 20일 잔류 가능성을 75%로 예상했다.
EU 탈퇴 논의는 처음인가.
1975년 노동당 정부 시절 EU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C) 탈퇴 여부에 대한 국민투표를 했다. 당시에는 잔류(67.23%)가 탈퇴(32.77%)를 훨씬 앞섰다.
탈퇴하면 어떤 과정을 밟게 되나.
리스본 조약에 따르면 탈퇴를 원하는 국가는 향후 2년간 회원국과 탈퇴 조건 협상을 마쳐야 한다. 협상에 실패하면 그동안 EU 국가와 맺은 모든 협약의 효력이 중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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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퇴로 발생할 경제적 충격은.
영국 재무부는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향후 2년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현재보다 3.6% 하락하고 52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며, 파운드화 가치는 12%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영국 경상수지 적자가 GDP의 7%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GDP의 7.6%를 차지하는 금융산업도 타격을 피할 수 없다. 53개국과 무역협정을 맺은 EU의 단일시장으로 누렸던 혜택도 사라진다.
캐머런의 정치 운명은.
브렉시트 국민투표라는 도박을 한 캐머런 총리의 정치생명은 결과와 관계없이 백척간두에 섰다. 선거에 패하면 탈퇴파에 자리를 물려주고 사임할 수밖에 없다. 근소한 차이로 승리하더라도 영국을 분열시킨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사퇴 압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 기사 영국은 왜 유럽연합(EU)을 탈퇴하려고 하나


세계 경제의 충격은.
OECD에 따르면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2018년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주요 9개국 경제성장률이 0.35%포인트 줄어들 전망이다.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의 성장률도 0.32%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신흥국이 대거 포함된 비OECD 국가의 성장률도 0.3%포인트 떨어질 것이다.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은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영국계 자금은 올 1~4월 한국 주식 4200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전체 외국인 순매수 금액(2조8000억원)의 15%에 해당한다.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국내 금융시장에서 영국계 자금이 빠져나갈 뿐만 아니라 세계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으로 인해 국내 시장의 불확실성도 커지게 된다. 영국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별도로 해야 한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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