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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4백만원 짜리가 3천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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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지하철 노선 따라 낡은 집을 헐어내고. 아파트를 짓는 불량주택 재개발 붐이 인다. 또 주요역을 중심으로 지역개발을 위한 이른바「역세권(역세권)」개발계획이 추진되고 대규모 공용주차장도 들어선다.
◇불량주택 재개발=산동네·달동네의 낡고 보기 흉한 집을 헐어내고 주민과 건설회사가 합동으로 아파트를 지어 나누어 갖는 주택개량사업. 서울에는 이러한 대규모 사업구역으로 지정된 곳이 95개소. 이중 75개소가 지하철 선로 주변에 위치해 있다.
노선별로는 l호선이 16개, 2호선이 23개, 3호선은 20개, 4호선 l6개 구역.
1호선은 청량리·답십리·전농·창신동의 달동네와 상도·본동 등의 산동네, 2호선은 신당·왕십리와 구로·봉천·신림동 일대가 주요대상.
서울을 남북으로 가로지른 3호선은 홍은·홍제동과 옥수·금호동 일대의 산동네, 4호선은 상계·미아·돈암·사당동의 불량주택지대. 대부분이 6· 25후 피난민이나 도심철거민·영세민들이 몰려 살아온 곳들이다.
불량주택 재개발사업은 달동네의 집값·땅값을 금싸라기로 만들었다. 한 채에 4백만∼5백만원 하던 무허가 판잣집이 하루아침에 2천만∼3천만원짜리가 되고 40만∼50만원짜리 돌산땅값이 평당 1백여만원으로 치솟았다.
그러나 앞으로도 지하철역세권 개발에 의해 역 가까이 있는 지역일수록 값이 더 오를 전망. 지하철노선주변 재개발1호는 구로1구역. 2호선 대림역에서 5백m, 걸어서 5분 거리인 이곳은 50년대 말에 영세민들이 시멘트 블록으로 10∼15평짜리 집을 짓고 살아온 달동네.
83년11월 주민2백20가구가 조합을 구성, 주민들은 땅을 내놓고 극동건설은 조합원수보다 2백73가구 분을 더 지어 건축비로 충당한다는 조건으로 4백93가구의 아파트를 건설, 1년만인 작년11월 입주함으로써 깨끗한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했다.
조합장 김이회씨(50)는『방하나 부엌하나 짜리 무허가건물에 살던 주민들이 건축비 한푼 안 들이고 3천만∼4천만원짜리 아파트주인이 됐다』고 했다.
3호선 옥수역 부근의 옥수4구역도 50년대 피난민들이 이룬 서울의 대표적 판자촌 지역. 그러나 재개발로 9백 가구의 아파트 8동이 솟아오르면서(현 공정30%) 일대가 1급 주택가로변모하고 있다.
현재 공사중인 금호1의 3구역, 기존건물을 철거중인 답십리6의 1구역, 건축심의 중인 동소문구역, 사업계획을 짜고있는 사당구역 등도 부동산값이 벌써 3∼5배로 튀었다. 상계구역이나 길음역 역세권 개발에 들어있는 돈암 2구역은 땅값·집값 말고도 권리금만 1천만원에 이른다.
재개발로 90년까지 정리될 집은 모두 5만2천7백채. 이에 따른 주민들의 부동산이익은 현 싯가로 따져도 1조원이 넘는다는 것이 서울시의 분석이다.
◇역세권 개발=서울시는 지하철역 1백2개중 우선45개역 주변에 올부터 단계별로 역세권개발계획을 추진중이다. 대상지역은 지하철과 전철이 서로 교차하는16개 역과 교통과 생활의 중심이 되고 있는 29개역.
예를 들면 1호선의 성북·청량리·신설·용산·영등포·구로, 2호선의 왕십리·성수·잠실·강남·서울대입구·사당, 3호선의 연신내·불광·안국·충무로·옥수, 4호선의 상계·창동·길음·명동·회현·이촌역 등.
현재의 계획으로는 역을 중심으로 반경 5백m는 1차 역세권으로 지정, 10층 이상의 고밀도 아파트와 빌딩을 세우고 l㎞이내는 2차 역세권으로 지정, 중밀도 개발을 하되 지역마다 도시설계로 건물의 용도·높이 등을 규제할 방침이다.
또 지구별로 역세권의 특징을 살리고 필요한 시설과 기능을 부여해 주민들이 그 권역 안에서 불편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2호선의 잠실·뚝섬·홍대입구·당산·구로공단, 3호선의 압구정·터미널·양재, 4호선의 길음·동작·사당, 철도청구간의 대방·회기 등 13개 역은 자가용·택시 및 버스와 지하철을 바꿔 타는 환승역으로 개발할 계획. <신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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