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5회의, "전격탈출"로 기자 따돌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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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이번 서울총회의 참가국 수는 IMF의 회원국수 1백49개국보다 한나라가 적은 1백48개국.
유일하게 불참하는 나라는 캄푸체아 (캄보디아)로 아직 국내정정이 불안하고 또 국제공항이 없어 외국여행을 하려면 먼길을 거쳐 태국국제공항까지 가야하기 때문이라고.
한편 루마니아·헝가리·베트남 등의 대표단은 모두 예정대로 입경했는데 특히 헝가리는 사상 최대규모의 대표단을 이번 서울 총회에 파견했다.
○…5일 하오 4시30분쯤부터 만찬을 겸해 약 5시간동안 열린 선진5개국(G5) 재무장관회의 (미·영·불·서독·일)는 이번 총회 최대의 관심이 쏠렸던 회의답게 「극비회동」으로 시작, 「전격탈츨」로 끝나 몰려간 취재진들을 따돌렸다.
G5 재무장관들은 이날 힐튼호텔 21층에서 비밀리에 모임을 갖고 G24 등 개도국그룹의 공세에 대처할 자신들의 입장을 논의하고 있었는데 회의시작직후 이들의 모임장소가 노출돼 취재진들이 몰려가 회의장 밖에서 대기태세에 들어가자 뒷문을 통해 주방용엘리베이터를 타고 「탈출」에 성공.
이들은 또 당초 기대(?)했던 대로 회의가 끝난 후 아무런 발표도 하지 않았는데 이 자리에는 G5 재무장관외에 「드·라로지에르」IMF총재도 함께 참석, 「가재는 게 편」이 아니냐는 추측을 남게 하기도.
○…6일밤 호텔신라에서 열린 IBRD·IMF서울총회 「투레」의장 초청 리셉션은 참가인사가 3천5백명에 달했고 소요경비(세은부담) 만도 1억원이나 들어간 엄청난 규모.
이날 리셉션에는 세계 각국의 인사들과 국내 금융기관대표들이 대거 참석, 4백10평의 다이너스티홀과 비슷한 면적의 영빈관 뒤뜰 및 복도까지 초만원을 이뤘다.
호텔신라 측은 단일 리셉션으론 최대규모로 평가되는 이 리셉션을 위해 3백50명의 일류 요리사를 총동원, 하루 전부터 전쟁을 방불케하는 철야작업을 해가며 양식뷔페와 불고기·산적·김치 등 한식을 마련. 여기에 들어간 재료만도 ▲쇠고기 8마리분 ▲닭 4백마리 ▲오리 1백20마리 ▲양 20마리 ▲칠면조 80마리 ▲농어 60마리 등이며 2백개의 케이크와 3천개의 계란이 소요됐다고.
이날 리셉션에는 무려 2천대의 차량이 몰려들었는데 이를 주차시키기 위해 호텔신라 주차장은 물론 인근 반공연맹운동장과 국립극장 주차장까지 동원. 이날 리셉션에는 「베이커」 재무장관 등은 불참, 「리유·홍·루」 중공인민은행 부총재는 참석.
○…지난 1일 내한해 쉐라톤 워커힐호텔에 묶고있는 중공대표단 16명은 공식적인 활동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조용하게 시간을 보내는 모습.
이들은 이 호텔에 투숙한 각국 대표단 중 유일하게 호텔본관에서 2백∼3백m 떨어진 고급빌라(독채별장) 4채를 얻어 별관객실 12실과 함께 1인1실씩 나누어 쓰고 있는데 방자체가 워낙 떨어져서인지 다른 나라 대표들과는 거의 어울리지 않고 있다고.
이들을 만나본 호텔관계자는 이들이 영어도 잘하고 무척 세련된 행동을 취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들이 사용하는 방값은 빌라가 1백80달러, 별관 객실이 50달러.
○…지난 5일 하오 「제임즈·베이커」 미재무장관 일행 22명이 미공군기를 타고 김포에 도착, 국제선 아닌 국내선 귀빈실 출구로 나올 때는 미대사관 직원 경호원들이 통로를 완전히 차단한 채 포진,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로부터 『여기가 김포공항이냐, 뉴욕의 케네디공항이냐』라는 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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