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양극화…일원동 래미안 45대 1, 전국 단지 21%는 청약 미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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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오른 청약 열기만큼 분양시장 리스크(위험 요소)도 커지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전국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5월 말 기준)는 3.3㎡당 922만200원으로, 1년 전보다 60만7200원(7.0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은 233만6400원(12.74%) 올라 2067만1200원이다.

서울 분양가 1년새 12.7% 상승
일부 단지 수억대 웃돈 붙지만
8%는 프리미엄 없거나 마이너스

분양가 고공행진의 선봉에 재건축 단지가 있다. 1월 분양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자이(옛 반포한양)는 3.3㎡당 평균 4290만원의 높은 분양가에도 평균 37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 개포지구 래미안 블레스티지(옛 개포주공2단지), 일원동 래미안 루체하임(옛 일원현대) 분양가도 3.3㎡당 3700만원이 넘지만 각각 33대 1, 45대 1로 1순위에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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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건설이 다음달 분양하는 개포지구 디에이치 아너힐스(옛 개포주공 3단지) 분양가는 3.3㎡당 4500만원 선으로 예상된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이전에는 비싼 새 아파트가 나오면 주변 아파트값도 같이 오르며 호황을 맞았지만 요즘처럼 분양·주택시장이 따로 노는 상황에서 고분양가는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분양시장 양극화도 심화하고 있다. 인기 지역은 분양가에 수억원씩 웃돈이 붙는 반면 분양가보다 싼 매물이 나오는 지역도 있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 1~5월 거래된 분양권(5만4187건)의 8%인 4203건은 웃돈이 ‘0원’이거나 되레 분양가보다 싼 가격에 거래됐다. 순위 내 청약 미달 단지도 늘고 있다. 1~5월 분양된 전체 주택형의 21.5%가 순위 내에서 미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9.3%)보다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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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는 떨어졌지만 대출이자 부담도 슬그머니 커지고 있다. 여신 심사 가이드라인이 강화된 영향이다. 한국주택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 3월까지 중도금 대출을 받은 39개 아파트 단지의 평균 대출 이자는 연 3.2~4.2%다. 지난해 10월(평균 2.8%)보다 높다. 김지은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수요자 입장에서 중도금 대출 이자 상승은 분양가가 오른 것이나 다름없는 만큼 계약 전에 명확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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