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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물ㆍ석유공사 등 4곳 최하 E등급 …기관장 해임 건의는 ‘0’

중앙일보

입력

한국광물자원공사와 한국석유공사 등 4곳이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최하인 ‘E(아주 미흡)등급’을 받았다. 최고 ‘S(탁월)등급’을 받은 기관은 한 곳도 없었다. 기재부는 16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개최해 이런 내용의 ‘2015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를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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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ㆍ회계사ㆍ변호사 등 민간 전문가 161명이 116개 공공기관 평가를 맡았다. 광물공사, 석유공사를 비롯해 국제방송교류재단, 한국시설안전공단 4개 공공기관에 최하 E등급이 매겨졌다. 대한석탄공사와 부산항만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소비자원 등 9개 공공기관은 두 번째로 낮은 ‘D(미흡)등급’을 받았다.

DㆍE등급으로 ‘낙제점’ 판정을 받은 공공기관 임직원은 성과급을 아예 받지 못한다. 또 E등급 공공기관장에겐 해임 권고, D등급 공공기관장에겐 경고 처분이 내려진다. 그러나 평가 대상 연도(2015년)에 6개월 이상 재임한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조치다. E등급을 받은 공공기관장 가운데 해임 건의를 받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현 김영민 광물공사 사장, 김정래 석유공사 사장, 강영종 시설안전공단 이사장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걸쳐 임명됐기 때문이다. 국제방송교류재단 이사장직은 현재 공석이다. D등급을 받은 공공기관장 가운데 지난해 6개월 재임 기간을 채운 권혁수 석탄공사 사장, 이상권 전기안전공사 사장, 류호영 보건복지인력개발원장 3명에 대해서만 경고 처분이 갔다. DㆍE등급 기관의 상임이사 13명에게도 경고 처분이 내려졌다.

가장 높은 S등급을 받은 공공기관은 없었다. 인천국제공항공사ㆍ한국도로공사ㆍ한국수자원공사ㆍ한국전력공사ㆍ국민연금공단 등 20개 기관에 두 번째로 높은 ‘A(우수)등급’이 매겨졌다. 주택도시보증공사ㆍ한국공항공사ㆍ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53곳은 ‘B(양호)등급’을 받았다. 나머지 여수항만공사ㆍ한국철도공사ㆍ신용보증기금 등 30개 기관엔 ‘C등급’이 돌아갔다. C등급 이상을 받은 103개 기관은 등급과 유형에 따라 경영성과 성과급이 차등 지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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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경영평가를 기준으로 AㆍB등급 받은 공공기관은 전년보다 각각 4개, 2개 늘었다. C등급 받은 공공기관은 5개 줄었다. D등급 기관 수는 그대로고 E등급 기관은 2개 줄었다. 이에 대해 송언석 기재부 제2차관은 “평가 등급이 전년보다 전반적으로 상승한 것은 공공기관이 2단계에 걸친 정상화 대책을 충실히 이행하고, 경영 실적 개선을 위해서 노력한 결과”라며 “적극적인 부채 관리 계획의 이행을 통해서 부채의 규모가 전년 대비 16조7000억원 감소했고, 부채비율도 21%포인트 하락하는 등 지난해 공공기관의 전반적인 재무 건전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하 평가에도 해임 권고를 받는 기관장이 한 명도 없는 등 실효성 문제가 남았다. 정부 정책에 따라, 정권 변화에 따라 들쭉날쭉한 공공기관 평가 기준도 논란 거리다. 이번에 최하 등급을 받은 광물공사만 해도 자원외교를 중시하던 전 정부 때인 2011년(평가 대상 연도는 2010년) A등급을 받았던 곳이다. 또 공공기관별 유형과 업무 특성에 다른 상황에서 일괄 상대 평가하는 게 적합하냐는 비판도 인다. 이후 성과연봉제 전면 실시에 따라 평가에 대한 기관별 반발과 이후 부작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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