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국회 회담 예비 접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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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판문점=김현일기자】남북국회회담개최문제를 협의키 위한 25일의 제2차 남북국회회담 예비접촉은 양측간의 이견으로 아무런 진전을 보지 못한채 끝났다.<관계기사 6면>
이날 상오10시부터 낮12시까지 판문점 중립국감독위회의실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예비접촉은 지난 7월23일의 제1차접촉에서 합의를 보지 못한 ▲국회회담 의제 ▲본회담 수석대표의 격문제 ▲제1차 본회담 개최장소문제를 집중논의했으나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지난 제1차 예비접촉에서 우리측은 국회회담의제로「통일헌법을 기초하기 위한 민족통일협의회의기구를 구성하는 문제와 이에 따른 통일기반조성에 필요한 사항」으로 제의한데 비해「긴장해소와 남북관계개선을 위한 불가침공동선언」을 협의하자고 제의했던 북한은 이날 우리측이불가침공동선언에 대한 문제점을 논리적이고 실질적인 측면에서 지적하자「긴장상태를 완화하여 통일을 촉진시키는 문제」로 하자고 수정제의했다.
이에 대해 권정달 우리측수석대표는 『 후긴장완화와 통일촉진」을 의제로 삼는 것은 너무 개괄적이고 광범위한 것으로서 사실상 무의제로 회의를 진행하는 것과 같다』며『우리가 이미 제의한 민족통일협의회의기구를 구성하는 문제와 통일기반조성문제로 의제를 구체화시키는 것이 보다나은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권수석대표는 회담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북한측의 이같은 수정제의는 불가침협정주장을 그대로 둔채 선전목적 달성을 위해 외형만 바꾼것 뿐으로 내면적으로는 다른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접촉은 또 제3차 예비접촉의 시일및 장소를 추후 전화로 협의, 결정키로 했는데 수석대표의 격에 있어서는 우리측이 국회의장이 지명하는 상임위원장급 이상으로 여유있게 정해두는 것이 낫다고 한 반면 북한측은 국회의장 또는 부의장을 고집함으로써 합의를 보지 못했다.
제1차 본회담장소 역시 우리측은 서울을, 북한측은 평양을 주장해 결론을 보지 못했다.
한편 북한측은 제3차 예비접촉의 시일과 장소로 10월16일 판문점공동경비구역내통일각 (북한쪽) 에서 갖자고 제의했으나 우리측은 현재 국회운영일정이 확실히 정해져 있지 않고 통일각이 비록 공동경비구역 안이지만 사실상 공동경비가 불가능한 점등을 들어 추후 직통전화를 통해 협의, 결정하자고 했다.
권수석대표는 회의에서 『남북간의 긴장과 불신을 근원적으로 청산하는 길은 어떤공동선언을 채택하는 것과 같은 형식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남북관계의 모든 분야에서 화해와 교류·협력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데에서 찾아야할 것』이라고 말하고 그실천적 예로 ▲남북이 지금이라도 1천만 이산가족의 자유로운 왕래와 재결합을 허용하고 ▲이미 남북이 합의한대로 경의선철도 연결과 인천 남포항을 개방하여 사람과 물자가 오갈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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