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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커 뉴스] 서울메트로 전 감사가 문재인 측근? 반은 맞고 반은 틀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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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13일 오전 당 혁신비상대책위 회의에서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건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정 원내대표는 “문 전 대표야말로 서울메트로 낙하산 인사에서 자유롭지 못한 분”이라며 “구의역 사고 직후 사퇴한 서울메트로 전 감사 지용호씨는 문 전 대표의 측근 인사”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하철 운영과 관련 없는 문 전 대표의 최측근이 어떤 경위로 서울메트로 감사에 임용됐는지를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지용호 전 감사를 고리로 한 정 원내대표의 주장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정진석 원내대표가 지목한 인물
문 전 대표 경희대 후배 맞지만
90년 이후 DJ 정당서 정치활동

정 원내대표 측은 지 전 감사가 문 전 대표의 경희대 법대 12년 후배이며,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선대위 서울시민캠프 상임대표를 지냈고, ‘문재인을 사랑하는 경희대인 모임’의 회장이었음을 근거로 들었다.

문제는 지 전 감사가 문 전 대표의 최측근인지 여부다. 더민주 한정우 부대변인은 “대선 당시 자발적 지지 의사를 밝힌 인사들의 모임이 시민캠프였다. 대표단만 44명, 실무단은 2000명에 이른다. 문재인을 사랑하는 경희대인 모임도 자발적 모임이다.

새누리당 주장대로라면 문 전 대표 최측근이 수천 명이라는 건데 한마디로 허황된 주장”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 측 인사는 “지씨는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부터 일한 동교동계 인사”라며 “서울메트로 감사 임명 과정도 문 전 대표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지 전 감사는 대학 졸업 후 1989년 정치에 입문했다. 91년에 신민당 동대문갑 지구당 부위원장을 지냈다. 95년 조순 서울시장이 당선되던 해 그는 새정치국민회의 소속으로 서울시의회 의원에 당선됐다. 새정치국민회의는 김대중 전 대통령(DJ)이 창당한 정당이다. 지 전 감사의 정치 뿌리는 이처럼 DJ 쪽이다. 그걸 ‘문재인의 사람’이라는 딱지만 붙여 공격하는 건 지나치다는 게 더민주의 반론이다. 문 전 대표가 정치 공세를 자초한 측면도 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11일 “새누리당 정권이 추구하고 방치한 이윤 중심의 사회, 탐욕의 나라가 만든 사고인 점에서 구의역(사고)은 지상의 세월호”라고 주장했다.

문 전 대표는 13일 네팔로 출국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탄핵 때 중단 후 12년 만에 다시 떠나는 히말라야 트레킹이다. 나라에 어려운 일이 많아 마음이 편치 않다”고 적었다.

이가영·강태화 기자 ide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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