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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에너지타운 쑥쑥…분뇨 악취 대신 도시가스로 수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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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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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홍천군 친환경에너지타운의 가축분뇨·음식폐기물 자원화시설. 이물질을 걸러내는 설비(가운데)를 통과한 폐기물은 바이오가스 생산시설(오른쪽)에 투입된다. 하루 최대 3500㎥의 가스가 생산된다. [사진 홍천군]

“얼마 전까지 똥 공장이라 불렸던 동네가 친환경 마을로 확 변했어요.”

바이오가스 플랜트서 가스 생산
하수처리장엔 태양광 발전시설
주민 사용 뒤 남는 에너지 판매

강원 홍천군 북방면 소매곡리 주민들은 불과 6개월 전까지 악취로 몸살을 앓았다. 마을 입구에 있는 가축분뇨처리장·인분처리장·하수종말처리장에서 뿜어내는 냄새 때문이다. 지진수(40) 이장은 “악취가 진동해 창문도 못 열 지경이었다”고 말했다.

소매곡리가 ‘똥 공장’ 오명을 벗은 건 지난해 12월 마을이 ‘친환경에너지타운’으로 바뀌면서부터다. 분뇨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원(가스·분뇨 찌꺼기)을 바이오가스(메탄)와 퇴비로 변환하는 시설을 갖추고 이를 마을 주민에게 공급했다. 하루에 가축분뇨·음식 폐기물 100t을 처리해 3000㎥ 가량의 바이오가스를 생산한다. 이를 바이오가스화 플랜트에서 정제하면 도시가스 2000㎥가 생산된다. 태양광 발전시설이 설치된 하수처리장에선 하루 평균 1166㎾의 전력을 생산한다. 연간 전기 판매수익금 5800만원은 주민에게 돌려준다. 주민 공동계좌로 입금하는 방식이다. 이은경(31·여) 소매곡리에너지타운영농조합법인 사무국장은 “기피 시설을 친환경적으로 바꾸니 누구나 살고 싶은 마을이 됐다”고 말했다.

친환경에너지타운이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가축분뇨·하수처리시설이 친환경 에너지 생산시설로 바뀌고, 주민에게는 가스·폐열을 공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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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충북 음성, 충남 보령·서산, 강원 인제, 전북 완주, 제주(한림읍) 등 6곳이 올해 친환경에너지타운 신규 사업지로 선정됐다. 이들 지역은 연말까지 폐기물처리자원화시설 건립 등 세부계획을 세워 2019년까지 9억~5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친환경에너지타운은 2014년 강원 홍천 등 시범사업지 3곳이 선정된데 이어 지난해 충북 청주 등 10곳이 지정됐다. 이번에 선정된 곳까지 합하면 전체 19곳으로 늘었다.

음성군에서는 감곡면 원당리 일대에 친환경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이 건립된다. 소·돼지 사육농가가 밀집한 이 지역에서 발생하는 분뇨 130t을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규모다. 분뇨처리로 나오는 바이오가스를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고 여기서 나오는 열은 배관을 연결해 2000㎡ 크기 유리 온실에 보낼 예정이다. 온실 운영권은 주민들에게 줄 예정이다. 김익환(51) 원당2리 이장은 “온실을 활용해 수박·딸기·참외 같은 특작물을 기르거나 화훼농가에 임대해 마을 소득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제군은 군 환경자원센터 내에 있는 기존 폐기물 소각시설을 증설한다. 하루 처리용량을 38t에서 78t으로 늘리고

퇴비를 만드는 음식물자원화시설도 세운다. 소각시설에서 발생한 열은 인근 펜션에 공급하고 농산물 공동건조장·육묘장 등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보령시는 소똥을 화력발전소 연료로 바꾸는 가축분뇨 고형연료화 시설을 만든다. 하루 80t 규모의 가축분뇨를 받아 50t 가량의 연료로 만들어 화력발전소에 판매하는 사업이다. 시는 보령 오포리·고정리 주민들이 판매 수익금으로 연간 9억원을 가져갈 것으로 보고 있다.

서산시 대산읍 웅도리에는 태양광·태양열·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전기(107㎾/일)와 난방열을 생산하는 시설을 마을 곳곳에 설치한다. 제주도의 경우 한림읍 금악리 일원에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230t/일)이 세워진다.

환경부 백동섭 사무관은 “친환경에너지타운은 폐자원을 친환경적으로 활용하고 덤으로 주변 지역에 에너지를 값싸게 공급할 수 있는 일석이조 효과가 있다”며 “에너지타운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음성·홍천=최종권·박진호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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