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손' 논란…브라질, 코파 아메리카 29년 만에 조별리그 탈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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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손' 논란이 브라질 축구의 코파 아메리카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결과를 가져다줬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위 브라질은 13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폭스버러에서 열린 2016 코파 아메리카 조별리그 B조 최종전에서 페루(FIFA 랭킹 48위)에 0-1로 패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1승1무를 기록해 최종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8강에 오를 수 있었던 브라질은 뜻하지 않았던 '신의 손' 논란에 결승골을 내주고, B조 3위(1승1무1패·승점 4)에 머물러 코파 아메리카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쓴맛을 봤다. 브라질이 코파 아메리카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건 1987년 대회 이후 29년 만이다. 반면 승리를 거둔 페루는 B조 1위(2승1무·승점 7)로 에콰도르(1승2무·승점 5)와 함께 8강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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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지면 8강 진출이 좌절되는 상황이었던 탓에 브라질 선수들은 경기 내내 줄기차게 페루 문전을 거세게 위협했다. 그러나 예상하지 못했던 '신의 손' 논란에 기세가 꺾였다.

페루는 후반 30분 앤디 폴로(22·우니버시타리오)가 골대 오른쪽에서 올린 공을 문전으로 쇄도하던 라울 루이디아즈(26·우니버시타리오)가 골문 안으로 밀어넣었다. 이 상황에서 루이디아즈가 오른팔을 써 교묘하게 공을 손으로 건드려 핸드볼 파울 논란이 있었지만 주·부심은 논의 끝에 골로 인정했다.

주·부심의 원활하지 않은 의사 소통 탓에 중계 화면에 노출된 스코어가 0-1에서 0-0으로 바뀌었다가 다시 0-1로 정정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주·부심의 최종 결정에 브라질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이내 거세게 항의했지만 더이상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판정 논란도 있었지만 브라질은 조별리그 3경기 중 두 경기(에콰도르전 0-0 무승부)에서 무득점 경기를 하는 부진한 경기력을 선보인 끝에 코파 아메리카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신의 손' 사건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 간판 디에고 마라도나가 8강 잉글랜드전에서 발이나 머리 대신 왼 손으로 골을 넣으면서 주목받았다. 당시 마라도나는 “내 머리의 일부와 신의 손 일부로 골을 넣었다”고 말했고, '신의 손'은 한동안 그의 수식어가 됐다.

이같은 논란을 없애기 위해 축구에 비디오 판독 전면 도입 주장이 제기돼 왔지만 축구계에선 아직 공이 골라인을 통과했는지 여부만 비디오 판독을 활용하고 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지난 4월 "2018년 러시아 월드컵부터 비디오 판독 제도를 도입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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