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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용선료 협상 공식 타결…5300억, 주식과 장기채무로 전환

중앙일보

입력

산업은행과 현대상선이 해외 선주와의 용선료(선박을 빌린 비용) 조정 협상을 공식 타결했다. 지난 2월 협상을 시작한 뒤 4개월 만이다. 현대상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10일 보도자료에서 “컨테이너 선주들과 20% 수준의 조정 합의서를 체결했고, 벌크선주들과는 25% 수준의 조정에 대해 합의 의사를 확보했다”며 “이달 말까지 모든 선주사들과 본계약 체결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상선은 이번 용선료 조정으로 향후 3년6개월간 줘야 할 용선료(2조5000억원) 중 5300억원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해외선주들은 조정한 용선료 중 일부를 출자전환해 주식으로 받고, 나머지는 장기 채권으로 받게 된다.

현대상선 입장에서는 해외선주를 주요 주주로 받아들이는 대신 단기채무에 해당하는 용선료 상당액을 장기채무로 바꾼 셈이다. 산업은행 측은 “현대상선의 재무건전성이 개선되는 것은 물론 조정금액만큼 현금지출 수요가 줄어 유동성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정부와 산은은 경영정상화의 첫 번째 과제였던 용선료 협상이 사실상 마무리됨에 따라 다음 과제인 현대상선의 글로벌 해운동맹 편입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또 채권단의 출자전환도 예정대로 진행한다.

현희철 산은 해운업정상화지원단장은 “현대상선이 정상화방안을 확정하면 경쟁력 있는 글로벌 해운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경영진을 교체하는 한편 조직을 개편할 것”이라며 “외부 전문가 컨설팅을 통해 초대형·고효율 선박을 새로 건조하는 등 중장기 경쟁력 제고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태경 기자 uni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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