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춤에 따라 은행 예금·대출도 따라 내려갈 전망이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국장은 “은행 예금·대출금리는 순차적으로 반응하는데 기준금리 인하 시 예대마진이 줄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 때보다 상대적으로 조정이 늦어진다”고 말했다. 다음은 문답으로 풀이한 금리 인하기 대처법.
- 예금금리는 언제쯤 내려가나.
- “한은 기준금리가 떨어지면 수시입출금식 예금 금리 등이 우선 영향을 받는다. 이르면 다음 주 내리는 곳도 있겠지만 통상 2~3주가 걸린다. 조달금리와 예대마진 등을 살펴봐야 하는 장기 예금인 적금의 경우 통상 한두 달 뒤 금리 인하가 이뤄진다.”
- 대출금리는 어떻게 되나.
- “고정 금리 대출 상품을 제외한 변동 금리 대출은 코픽스(COFIX)·양도성예금증서(CD)·국고채 금리를 기준 삼아 조정한다. 단기 금리의 경우 최근 10일치(영업일 기준) CD 금리에 연동돼 매일 조금씩 반영된다. 결국 2주쯤 뒤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나타난다는 얘기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코픽스를 기준으로 하는데 시중은행의 자금조달 금리를 가중 평균해 매달 15일 조정한다. 또 다른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은 통상 월말에 다음달 금리가 정해진다. 그러나 한은 기준금리가 내려갈 경우 긴급회의를 열고 금리 인하를 바로 시행하거나 다음달 금리 인하를 미리 공고할 수 있다.”
- 금리는 얼마나 떨어지나.
- “기준금리가 0.25%포인트(25bp) 인하될 경우 다음달 주담대 평균 금리가 0.1%포인트(10bp) 떨어졌다는 연구 결과(은행연합회)가 있다. 지난달(공시월 기준) 분할상환방식 주담대(만기 10년 이상)를 취급하는 16개 은행 중 절반(8곳)의 평균 금리가 2%대 수준(3% 미만)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달 혹은 다음달 16개 은행의 금리가 대부분 2%대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기준으로 IBK기업은행·SC제일은행은 2.78%로 가장 낮은 평균 금리로 주담대 대출을 내줬다.”
- 주식 시장이나 펀드에 들어가야 하나.
- “기준금리 인하는 주식 시장에서 호재다. 이미 이틀 전인 7일 코스피 지수가 2000 선을 넘어섰다. 코스피가 2000 선을 돌파한 것은 지난 4월 26일(종가 2000.93) 이후 한 달여 만이다. 기준금리가 1.25%인 상황에선 은행에 돈을 맡겨선 돈 불리기가 쉽지 않다. 연간 기대수익률을 3~5%로 낮추고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눈여겨봐야 한다.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론 공모주·배당주 펀드가 꼽힌다.”
- 다른 금융권 상품은 어떠한가.
- “기준금리가 내려갈수록 힘들어지는 곳은 바로 보험사다. 생보사들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000년대 중반까지 최소 5%대 확정 금리를 보장하는 저축성 보험 상품을 대거 판매했다. 가만히 앉아서 역마진으로 인한 적자를 떠안아야 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저축성 보험 중 확정이율 상품의 비중은 3분의 1에 달한다. 새로운 상품으로 유혹하고 있지만 갈아탈 소비자는 그리 많지 않다. 단기 대출에 주력하는 카드·캐피털 업계는 카드론·현금서비스에서 금리 인하 여력이 남아 있다.”
강병철·김경진 기자 bong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