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간 학생들과 소록도 봉사한 오성균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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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 노인의 식사를 돕는 오성균 교수(오른쪽).

지난달 26일 소록도 주민 40여 명이 대전 목원대를 방문했다. 소록도를 찾아 봉사활동을 펼친 목원대 학생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기 위해서였다. 봉사단을 이끌어온 목원대 목회교육원 오성균(59) 교수와 학교가 이날 주민들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소록도 주민들은 장학금 200만원을 기탁했다.

식사 수발, 빨래, 말벗되기 등 나서
소록도 주민들 보은의 장학금 기탁

오 교수는 지난달 6~7일 ‘자신이 디자인하는 사회봉사’라는 과목 수강생 70명을 이끌고 소록도를 찾아 식사 수발과 빨래, 말벗 되기 등의 활동을 했다. 지난 2000년부터 17년째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어버이날 즈음 학생들과 소록도를 찾았다. 그간 소록도에 다녀온 자원봉사단은 7000명이나 된다.

오 교수의 소록도 봉사에는 숨겨진 사연이 있다. 20여 년 전 지인들을 따라 소록도로 봉사를 갔던 그는 전염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한밤중 배를 타고 육지로 도망을 나왔다. 학교로 돌아온 그는 며칠간 후회했다. 반성하는 차원에서 다시 소록도를 찾아 자신을 반갑게 맞아주는 주민들 앞에서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오 교수의 꿈은 소록도 자원봉사 20회를 채우는 것이다. 그는 “강의보다 중요한 것은 학생 스스로 현장에서 느끼는 것”이라 며 “학생들이 봉사를 통해 한센인에 대한 편견을 깨고 외면받아온 주민들의 마음을 위로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전=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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