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배 빠른 기가 인터넷, ICT산업의 줄기세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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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기가 인터넷이 ICT(정보통신기술) 산업의 ‘줄기세포’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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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헌문(사진) KT 매스(Mass) 총괄 사장은 기가 인터넷의 출시 배경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그가 기가 인터넷 서비스를 준비할 당시 사내에서도 반대 여론이 많았다. ‘이미 소비자들이 만족하고 있는데 굳이 돈을 들여 인터넷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냐’는 의견들이었다. 하지만 그는 “기가급 인터넷 속도를 바탕으로 다양한 통신 서비스가 개발될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임 사장은 KT 최초로 평직원으로 입사해 사장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가 이끄는 ‘매스 총괄’은 KT의 마케팅 부문과 영업 부문을 아우르는 조직이다.

임헌문 KT 매스 총괄 사장
빠른 인터넷 속도가 새 서비스 창출
출시 19개월 만에 가입자 160만 명

KT가 2014년 10월 선보인 기가 인터넷은 1초에 1Gb(기가비트) 짜리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초고속 유선 인터넷 서비스다. 1초에 최대 100Mb(메가비트) 용량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기존 상품(올레 인터넷)과 비교해 속도가 10배 빠르다. KT는 2014년부터 지금까지 기가 인터넷 유선망 구축 등에 2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기가 인터넷이 ‘줄기세포’ 역할을 할 것이라는 임 사장의 기대는 현실이 됐다. 기가 인터넷을 기반으로 와이파이(WiFi) 홈·기가 LTE·기가 홈 IoT(사물 인터넷) 등 새로운 서비스가 연쇄적으로 출시됐다.

그는 “기가 인터넷은 조금 더 비싼데도 소비자가 나서서 추천하는 희한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기존 상품보다 5000원 가량 더 비싸지만 빠른 속도를 경험한 가입자들이 만족하며 주변에 입소문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소문 마케팅’에 힘입어 아파트 단지 한 곳에서만 47건의 신규 가입을 유도한 신입사원의 사례도 덧붙였다.

KT의 기가 인터넷은 지난달 31일 출시 19개월만에 가입자 160만 명을 넘어섰다. 기가급 속도를 갖춘 인터넷 서비스가 유선통신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 받자 최근에는 경쟁사들도 잇따라 기가 인터넷 신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통신사뿐 아니라 케이블방송 업계도 기가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하며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LG유플러스는 25만 명, SK브로드밴드는 20만 명의 기가 인터넷 가입자를 확보했다. 임 사장은 “선두 기업으로서 업계를 이끌고 있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이 있다”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그는 “경쟁사가 너무 빠르게 쫓아오고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정보통신 인프라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통신업계가 모두 노력할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도 좋은 서비스로 발전적 경쟁을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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