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남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2일 성명을 내고 “긴장완화와 평화보장을 위한 우리의 정당한 제의를 무모한 군사적 망동으로 거부해 나선다면 남조선 당국에 가해지는 우리의 대응은 무자비한 물리적 선택으로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조평통은 “우리가 내민 선의와 아량에 대한 남조선 당국의 첫 대답은 ‘선(先)비핵화 후(後)대화’나 ‘진정성 없는 선전공세’라는 억지 주장과 악의에 찬 정치적 도발이었다”고 비난했다.
조평통은 이어 “우리가 북남 군사당국회담 개최를 제의한 것은 군사분계선과 서해열점수역을 비롯한 첨예한 대치계선들에서 군사적 충돌의 불씨를 근원적으로 제거하고 북남관계 개선의 평화적 분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것을 삐라살포를 중단시키기 위한 의도로, 위장평화공세로 판단하고 전면적으로 거부하는 추태를 부리다 못해 군사적 망동을 부리는 것이 미련한 남조선 당국”이라고 비방했다.
조평통은 또 “우리는 평화적 방법도 준비되어 있지만 모든 악의 근원을 날려보낼 비평화적 방법도 준비돼 있다”며 “비평화적 방법에 의한 물리적 대응은 남조선 당국에는 참혹한 패배를 가져다 주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위협했다.
조평통의 이날 성명은 이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하고, 미국 재무부가 북한을 주요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으로 지정하는 등 한반도 정세가 긴박하게 전개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자신들의 대화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무자비한 물리적 선택’을 하겠다고 위협한 것은 남북한 갈등의 책임을 우리 정부에 돌리고 추가 도발을 할 명분을 쌓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