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대통령의 청와대당정 연석회의 지시내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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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국무위원여러분과 민정당당직자 여러분들을 오늘아침 갑자기 오시게 한것은 최근 정부와 정당간에 논의되고 있고 또 관계기관을 비롯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학원관계법안에 대하여 내가 생각하고 있는바를 밝히기 위해서입니다.
그동안 대다수의 학생들이 면학에 열중하고 교수 학부모와 각계에서 노력과 성원을 기울인 나머지 학원의 자율과 안정이 상당한 정도로 진전돼온 것도 사실입니다.
이같은 것은 국민모두가 이제 우리학원이 더이상 화염병과최루탄으로 어지럽혀져서는 안되고 오직 면학의 열기로 가득한 교육과 연구의 산실로 가꾸어져야 하겠다는 영원아래 이러한 성과를 이룩했다고 나는 평가하고있읍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잘 아시다시피 유감스럽게도 한편에서는 이러한 국민적 여망과 학원자율화의 참뜻을 외면하고 비록 소수학생이기는 하지만 민주와 자율이라는 이름아래 신성한 배움터인 학원을 폭력으로 오염시키고 있어 모든 국민들에게 크나큰 실망과 걱정을 안겨주고있는 것입니다.
이들은 다행히 그 수에 있어서 극소수이기는 하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면학에 열중하는 학생들이 수업에 전념할수 없도록 시간과 장소를 빼앗을뿐 아니라 많은 선량한 학생들을 폭력으로 위협하는 분위기마저 조성하고있는 것입니다.
더우기 이들은 우리사회의자유민주주의 체제와 법망을 교묘히 이용하고 위장된 구호와 불법적 수단을 구사하여 실질적으로는 단순히 정부비판차원을 떠나 우리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전복하려는 목적으로 일종의「혁명투쟁」을 전개하고 있는것으로 우리당국은 평가하고 있읍니다.
따라서 나는 이같은 당국의판단에 대해 우리 모든 국민들도 공감하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당국은 이같은 상황속에 이들이 그래도 학생이란 신분을 가졌다는 점을 참작해서 최후까지 인내를 가지고 관용과 애정으로 선도하고 보호하려고 애써왔던 것입니다.
그러나 뚜렷한 목적의식을 가진 이들 일부 극렬학생들에게는 당국의 관용과 아량은 오히려 악용의 대상이 되었으며, 이제 그러한 당국의 노력은 어쩔수없는 한계에 부닥치게 되었다, 이렇게 평가를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앞으로 어떠한 희생과 고난이 있더라도 면학에 열중하는 절대다수의 선량한 학생들을 정부와 국민이 힘과 슬기와 정성을 다해서 보호하는 범국민적인 대처노력이 절실한 시점에 도달했다, 이렇게 보고있읍니다.
이번에 정부와 민정당이 학원관계법을 연구, 제정하고자 하는 것도 결국은 최근의 이러한 학원상황을 심각하게 생각한 나머지 지금의 상황이 정상적인 현행법체계로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새로운 실정법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근거한 것으로 알고 있읍니다.
우리 자유민주주의 체제 아래서는 법은 국민적 합의에 따라 필요하면 언제나 제정할 수 있는 것이며, 또 시행해보다 시대의 변천과 발전에 따라 법운용상 새로운 문제점이 제기되거나 법의 효력이 상실될 경우에는 역시 국민적 합의의 절차를 거쳐 개정이나 표기가 가능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같은 입법에는 물론 국민전체의 공감대 형성이 전제되어야할 것입니다.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최근 신한 민주당의 이민우 총재와 한국 국민당의 이만섭 총재를 각각 만나 지금 정부와 민정당에서 연구하고있는 학원관계법안에 대해 그분들의 의견도 경정한바 있읍니다만, 야당과 사회일각에서는 아직도 이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오해가 있는 것으로 나는 느꼈읍니다.
그래서 지금 학원상황이 심각하기는 하나 당장 이번에 있는 임시국회를 통해 이 법을 통과시켜야 한다, 그 정도로 긴박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민정당은 이법의 내용과 제정시기에 대해 좀더 시간적인 여유를 두고 검토하는 한편 각계의 의견을 보다 광범하게 수렴하여 필요한 시기에 입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이자리를 통해 한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은 학원은 두말할 것도 없이 배움의 터전이 되어야하는 것이지 폭력이나 국가체제 전복음모의거점이 되도록 할수는 없는 것입니다.
어디까지나 학원도 사회의 일부분이고 치외법권의 암흑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 모두 확실하게 인식해야겠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학원내의 불법 폭력행위에 대해서는 치안당국이 치안력을 발휘해 단호하게 대처함으로써 준법정신을 인식시켜야할 것입니다.
관계당국은 대다수 선량한 학생을 보호하고 면학분위기를 조성하여 올바른 학원자율이 정착될수 있도록 하는데 조금도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야할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의 시대적 사명이고 역사적 소명이기도 한 것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정부와 국민 모두의 단합된 노력으로 사회전체가 굳건한 안정을 확보했으며 이 안정을 바탕으로 모든 시련과 역경을 헤치면서 이만큼이나마 발전을 이룩해 왔읍니다.
그결과 우리는 이제 불신과 가난이 없는 평화와 믿음과 풍요가 넘치는 복된 터전을 2000년대에는 반드시 이룩할 수 있는 국운상승의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나는 이렇게 보고 있읍니다.
나는 오늘 이자리를 통해 학원의 진통을 슬기롭게 해소하고 극복함으로써 역사적인 전환과 도약의 굳건한 토대를 마련하는데 전국민의 노력이 모아지기를 당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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