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스-데이-매킬로이 빅3라 하긴 일러" 잭 니클러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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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전설 잭 니클러스는 1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더블린의 뮤어필드 골프장에서 자신이 주최하는 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이슨 데이, 조던 스피스, 로리 매킬로이를 두고 빅3라고 칭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니클러스는 세 선수의 능력을 칭찬하면서도 “빅 3라고 부르기엔 이른 감이 있다”고 했다. 니클러스는 원조 빅3다. 1960년대부터 아널드 파머, 게리 플레이어와 함께 이렇게 불렸다. 세 명이 함께 이벤트 대회를 열고 광고를 찍기도 했다. 골프를 발전시킨 삼총사였고 라이벌이었으며 팬들의 관심과 함께 돈도 많이 벌었다. 빅3라는 말이 처음 등장한 60년대 중반 니클러스와 플레이어는 각각 메이저 4승씩, 파머는 메이저 7승을 거둔 상태였다.

현재 매킬로이는 메이저 4승, 스피스는 2승, 데이는 1승이다. 니클러스는 “리키 파울러나 버바 왓슨, 마쓰야마 히데키 등 다른 선수들도 잘 하는데 미리 빅 3라고 못을 박는 것은 성급하다”고 했다. 니클러스는 빅3라는 용어 자체도 좋지 않다고 했다. 그는 “당시 우리 세 명이 가장 뛰어나긴 했지만 빌리 캐스퍼, 리 트레비노, 톰 왓슨 등의 실력도 좋았다. 그런 선수들은 빅 3라는 이름에 가려 제대로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않아 공평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니클러스는 또 우즈가 다시 우승할 수 있는 선수로 돌아올 것이라고 믿으며 마스터스에서 5타 차 리드를 날려버린 조던 스피스가 오히려 배울 기회를 얻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니클러스는 “스무살 때인 60년 US오픈에서 아마추어로 6홀을 남기고 선두였는데 싸구려 가방처럼 망가져 버렸다.

13번과 14번 홀에서 연속 3퍼트를 하고, 짧은 버디 기회를 놓치고 마지막 홀에서도 보기를 하면서 2타 차로 졌다. 63년 디 오픈에서는 2홀 남기고 2타 차 선두였는데 캐디의 권유를 무시하고 긴 클럽을 써서 그린을 넘기는 바람에 두 홀 연속 보기를 하고 우승을 놓쳤다. 우승했다면 좋았겠지만 뒤돌아보면 아마 그 때 실수한 것이 오히려 더 잘 된 일인 것 같다. 그 경험을 통해서 배웠다”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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