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첫홈런 김현수, 볼티모어 언론 '김콩(KIm Kong)으로 부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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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첫 홈런을 때린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가 새로운 별명을 얻었다. 킹콩에 빗댄 '김콩(Kim Kong)'이다.

김현수는 30일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원정 경기 4-4로 맞선 7회 네 번째 타석에서 제프 맨십을 상대로 우월 솔로홈런을 날렸다. 빅리그 데뷔 후 17경기, 53타석 만에 기록한 홈런이었다. 볼티모어는 김현수의 결승포에 힘입어 6-4로 승리했다.

감격적이었다. 김현수는 시범경기에서 부진이 이어져 개막전에서 일부 홈 팬들로부터 야유를 받았다. 구단에서는 마이너리그행을 권했지만 계약서에 있는 권리를 활용해 빅리그에 남았기 때문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MLB에 데뷔했지만 기회는 좀처럼 얻지 못했다. 1주일에 1번 정도 선발로 나서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경쟁자 조이 리카드가 부진하면서 김현수가 설 자리가 조금씩 생겼다.

특히 지난 26일 휴스턴 전이 계기가 됐다. 김현수는 이날 선발로 나서 2루타 2개 포함 3안타를 날리며 4번이나 출루했다. 결국 벅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은 다음날에도 김현수를 선발로 내보냈고, 또다시 멀티히트를 기록하면서 5경기 연속 김현수를 내보냈다. 그 사이 김현수는 안타 8개, 사사구 3개를 얻어냈다. 타순도 9번→8번→2번으로 올라갔다.

쇼월터 감독은 첫 홈런을 친 김현수와 악수했다. 김현수는 "안 넘어갈 줄 알고 열심히 뛰었다. 내가 초반에 못 했기 때문에 출전 기회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나갈 준비를 하고 있어서 좋은 결과가 있는 것 같다. 자신감은 언제나 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 분위기도 완전히 바뀌었다. 볼티모어 지역매체 MASN은 "김현수가 데뷔 첫 홈런을 터뜨렸다. 흠잡을 곳 없는 타이밍이었다. 이제 김현수를 '킴콩(Kim Kong)'이라 불러야 할 듯하다"고 극찬했다. 영화 속 괴물 '킹콩'과 김현수의 성(Kim)을 합친 것이다. 김현수의 친구인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리츠)도 '킹캉(King Kang)'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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