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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을설·김양건 이어 강석주도 애국열사릉 안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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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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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강석주 전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의 장례식이 22일 국장으로 치러졌다. 평양시 보통강구역 서장 회관에 놓인 강 전 비서의 시신. [AP=뉴시스]

지난 20일 식도암으로 숨진 북한 강석주 전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의 장례식이 22일 평양에서 국장(國葬)으로 진행됐다. 강석주 시신은 평양 형제산 구역의 신미리에 있는 ‘애국열사릉’에 안장됐다. 지난해 11월과 12월 각각 숨진 항일 빨치산 출신 북한군 원수 이을설과 통일전선부장 김양건도 이곳에 묻혔다.

이준·홍명희·최승희 안치된 곳
혁명열사릉만큼 최고 명예 보장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 원장은 23일 “북한에선 생전 지위도 중요하지만 사후 장례식이 어떻게 치러지고 시신이 어느 묘역에 안치되느냐에 따라 망자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항일 무장투쟁을 했던 혁명 1세대 위주로 안장된 ‘혁명열사릉’에 묻혔다면 가문의 명예가 된다. 신미리 애국열사릉도 그에 못지않게 망자나 유가족들에게는 최고의 명예가 보장된 곳”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에는 남한의 국립현충원에 해당하는 국립묘지로 혁명열사릉과 애국열사릉이 있다. 강석주 시신이 안치된 신미리 애국열사릉은 북한 정권 수립과 이후 사회주의 건설, 통일 사업을 비롯해 당·국가·군대·과학·문학예술 등 다양한 부문의 공로자 유해가 안치돼 있다.

일제강점기 시절 헤이그 특사 이준, 대하소설 『임꺽정』을 쓴 벽초 홍명희, 몽양 여운형의 딸 여연구, 정무원 총리를 지낸 연형묵, 북한군 차수 조명록 등의 묘지가 이곳에 있다. 전설적인 무용가 최승희와 북한이 ‘신념의 화신’으로 칭송하는 비전향 장기수 이인모씨 묘도 애국열사릉에 있다.

2012년과 2014년 애국열사릉을 방문했던 NK비전2020(미국의 통일운동 단체) 최재영 대표에 따르면 평양 시내 서북 방향으로 40여 리 떨어진 곳에 위치한 신미리 애국열사릉은 양지 바른 산자락에 자리 잡고 있다. 최 대표는 지난해 3월 공개한 애국열사릉 방문기에서 “묘역 가운데에 분지가 돋은 지형에 좌청룡·우백호 형태를 지닌 듯 보였으며 묘역 뒤쪽에는 병풍처럼 울창한 숲이 있고 앞은 훤히 트였다”고 묘사했다.

북한의 혁명열사릉은 대성산에 있는 평양 혁명열사릉과 양강도의 혜산 혁명열사릉 두 곳이다. 특히 평양 혁명열사릉은 김일성과 함께 항일 무장투쟁을 벌이다 숨진 약 200명의 원로급 인사들이 안장된 북한의 1급 중앙국립묘역이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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