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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주인공이 보는 것만 찍었다, 첫 풀타임 1인칭 영화- 나이슐러 감독 ‘하드코어 헨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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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과 10여 명의 스턴트맨이 고프로 카메라 헬멧을 쓰고 촬영한 액션영화 ‘하드코어 헨리’.

세계 최초의 풀타임 1인칭 영화가 탄생했다. 시종 주인공 눈에 비친 풍경만 나오고 정작 주인공의 얼굴은 단 한번도 나오지 않는 이채로운 영화다. 지난해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았고, 국내 개봉한 일리야 나이슐러 감독의 ‘하드코어 헨리(Hardcore Henry)’다.

나이슐러 감독 ‘하드코어 헨리’
단 한 번도 주인공 얼굴 안 나와
카메라 헬멧 쓰고 10여명이 연기

내용은 기억을 잃고 깨어나 보니 사이보그가 돼있는 헨리가 사투를 벌이는 액션물이다. 영화에는 전경을 보여주는 샷이나 주인공의 감정에 집중하는 클로즈업이 없다. 관객은 오직 헨리가 보는 것만 볼 수 있다. 마치 게임속 캐릭터의 시점과 플레이어의 시점이 동일한 1인칭 슈팅게임인 FPS 게임(First Person Shooting) 같은 느낌을 준다. 중반부에 이르면 엄청난 멀미가 난다. 2D 인데도 4D 같은 느낌도 준다.

비결은 국내 예능 프로에도 등장하는 고프로 카메라다. 우선 배우가 안정적으로 착용할 수 있고 과격한 촬영도 견딜 수 있는 고프로 헬멧을 만들었고, 감독 및 스턴트맨 10여 명이 돌아가며 헨리 역을 맡아 ‘고프로 헬멧’을 쓴 채 뛰고 달리는 액션 연기를 펼쳤다.

영화의 출발은 감독이 속한 러시아밴드 ‘바이팅 엘보우’의 뮤직비디오 ‘배드 마더퍼커(Bad Motherfucker)’였다. 1인칭 시점의 5분짜리 액션영화 예고편처럼 보이는 영상이 유튜브 등에서 1억 뷰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고, 결국 영화로 이어졌다. 감독은 “관객들이 안전한 거리에서 감상하는 것이 아닌, 영화 속 주인공과 한 몸처럼 짜릿하게 경험하게 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말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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