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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도 커피처럼 다양하게 즐기는 문화 만들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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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뜨거운 물에 우려먹는 녹차에 그치지 말고, 제품다양화·해외시장개척을 통해 활로를 찾아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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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 수도’로 불리는 전남 보성군의 이용부(사진) 군수는 22일 커피의 인기 속에 위기에 빠진 녹차 산업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커피가 아메리카노·카푸치노 등 다양한 것처럼 녹차도 얼마든지 다양할 수 있다는 게 이 군수의 지론이다.

이용부 전남 보성군수
블렌딩차, 캡슐 녹차 등 선보여
체험·관광 연계한 고부가산업으로

그는 보성 녹차에 몸에 좋은 다른 재료를 섞어 만든 ‘블렌딩차’를 예로 들었다. “블렌딩차는 녹차에 강황이나 울금·생강같은 다른 천연재료를 6대4 정도 비율로 섞어 만든 것입니다. 무엇을 섞느냐에 따라 수백 가지 녹차가 만들어질 수 있어, 다른 지자체의 특산물과 연계하면 윈윈할 수 있습니다.”

물을 끓이고 찻잔을 준비할 필요없이 간편하게 마실 수 있는 ‘보성 티 업(Tea Up)’ 등 아이디어 상품도 녹차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뚜껑 속에 녹차 캡슐이 달린 이 제품은 시중에서 파는 생수병의 뚜껑을 제거한 뒤 끼우고 흔들면 녹차가 된다. 기본 녹차를 비롯해 강황 녹차·우엉 녹차 등 5가지 제품이 개발됐다. 녹차를 다 마신 뒤에는 골프 공을 올려놓고 치는 티(Tee)로도 활용할 수 있다. 녹차당면·녹차비누·녹차유같은 아이디어 상품도 있다.

이 군수는 녹차를 농업이 아닌 ‘6차 산업’으로 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단순한 녹차 생산·소비를 넘어 소비자가 직접 보성에서 숙식을 하며 찻잎을 따보고, 녹차를 이용한 음식을 만들어보고, 관광까지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키워야한다는 것이다. 보성에는 현재 보향다원 등 6곳이 이러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를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군수는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필수적이라고 했다. 지난해 보성 지역 7개 업체가 미국 등 5개국에 2억6000만원 상당의 녹차 관련 상품을 수출했다. 지난달에는 유기농 녹차 분말 4t이 처음으로 중국으로 보내졌다. 향후 연 20t씩 수출 예정이다. 이 군수는 “세계인의 취향에 맞춰 다양하면서도 차별화된 녹차 상품을 개발하는 게 중요하다”며 “ 음료의 개념을 넘어 보성과 보성녹차를 하나의 문화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보성=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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