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11개월 만에 증가 조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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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초부터 부진했던 수출이 조금씩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은 248억47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늘었다. 1~20일 기준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것은 지난해 6월(1.2%) 이후 11개월 만이다. 관세청은 자동차와 TV의 부분품(원형 그대로 제품에 부착되는 것) 수출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국내 기업의 해외 현지 생산이 늘어나면서 한국에서 만든 부분품이 미국·베트남 등에 있는 국내 업체의 생산기지로 많이 수출됐다는 의미다.

이달 20일까지 2.1% 늘어
중국 경제 안정, 유가 반등 덕
“본격 회복은 쉽지 않을 것”

이달 20일까지 TV 등 송수신기기의 부분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4.9% 늘었다. 자동차 부분품 수출도 15%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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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의 경우도 수출 감소율은 두 자릿수를 기록했지만 하루 평균 수출액은 18억2000만 달러로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출 물량이 늘어나면서 일부 긍정적인 신호가 보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1월부터 올 4월까지 16개월 연속 뒷걸음질 친 수출이 반등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심상렬 광운대 국제통상학부 교수는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의 경제가 연초보다 안정된 데다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보이며 수출도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다”며 “올 하반기 이후 수출이 지난해보다는 나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유가 상승은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연초 20달러 대에 머문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20일 현재 45.65달러까지 올랐다. 저유가는 수출단가를 떨어뜨려 수출 총액을 낮추는 요인이 됐다.

다만 본격적인 회복세에 진입한 건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세계경기 부진으로 교역량이 크게 늘기 어려워 수출이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5월 전체 수출이 전년보다 늘어날지도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6월의 경우 1~20일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늘었지만 월 전체 수출액은 2.7% 줄었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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