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왕 소사 vs 제구왕 신재영, 소사가 웃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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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의 헨리 소사

스피드왕과 제구왕의 대결에서 스피드왕이 판정승을 거뒀다. LG가 헨리 소사(31)의 호투를 앞세워 넥센과의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다.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LG전 선발 매치업은 눈길을 끌었다. KBO리그 최고의 제구력을 자랑하는 사이드암 신재영(27·넥센)과 최고의 강속구를 뿌리는 우완 소사가 상대였기 때문이다. 신재영은 이날 전까지 8경기에서 47과3분의2이닝을 던지면서 볼넷 2개만 내줬다.

9이닝당 볼넷 0.39개로 2위 윤성환(1.39개)과 큰 격차를 보이며 1위를 달리고 있다. 빠른 공 최고 시속이 140㎞ 언저리에 머물면서도 6승을 올린 비결도 여기에 있다. 소사는 정반대 유형이다. 불같은 강속구를 앞세워 타자를 제압한다.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소사의 올시즌 직구 평균 구속은 149.2㎞로 단연 1위다.

출발은 신재영이 좋았다. 신재영은 1회를 삼자범퇴로 막고, 2회에는 2사 뒤 김용의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박동원의 도루 저지로 무실점했다. 반면 소사는 1회 서건창에게 2루타를 내준 뒤 고종욱의 땅볼과 채태인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내줬고, 3회에는 임병욱에게 솔로홈런을 맞았다.

하지만 LG 하위타선이 신재영을 흔들었다. 3회 말 1사 뒤 LG 8번 최경철과 9번 정주현이 연속 안타로 1사 1·2루 찬스를 만들었다. 신재영은 박용택을 3루수 플라이로 처리했지만 임훈에게 우전안타를 내줘 1점을 내줬다. 이어 서상우가 우익수 키를 넘는 2타점 2루타를 때려 3-2로 뒤집었다. 신재영은 이후 9타자 연속 범타로 잡아낸 뒤 이병규(등번호 7)에게 볼넷을 주고 교체됐다. 5와3분의2이닝 5피안타·1볼넷·5탈삼진 3실점.

신재영은 6회 초 대니 돈의 2루타와 김민성의 적시타로 3-3이 된 덕분에 패전은 면했다. 그러나 승리는 소사의 차지였다. 넥센 타자들은 최고 시속 155㎞의 위력적인 공을 뿌리는 소사를 상대하기 위해 초구부터 과감하게 배트를 휘둘렀다.

덕분에 소사는 신재영과 똑같은 96개를 던지고도 더 긴 이닝을 던질 수 있었다. 7이닝 8피안타·5탈삼진·3실점. 소사는 7회 말 타선이 2점을 뽑아 팀이 5-4로 승리하면서 시즌 3승(2패)째를 챙겼다. LG 박용택은 4-3으로 앞선 7회 1사 1·2루에서 1타점 적시타를 쳐 역대 17번째로 통산 900타점 고지를 밟았다.

잠실=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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