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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치자의 병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레이건」 미국대통령의 결장에서 절단해 낸 종양에서 암세포가 발견되었다.
「레이건」이 다시 암에 걸릴 가능성이 정상인의 2배라는 분석도 나왔다.
증권시장에서 주가가 떨어지고 달러貨가 급락했다.
대통령의 건강 악화가 나라의 안정에 어떤 위해를 줄지 모른다는 우려가 즉각 반영된 현상이다.
그러나 대통령의 병이 그 자신의 정치운영 측면에 끼치는 영향은 더 심각할 수 있다.
최근호 유 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지는 미국 역대대통령의 병력을 공개했다.
초대 대통령 「조지·워싱턴」은 호흡기질환과 다리 종양으로 8년 임기중 1백9일 동안은 집무하지 못했다.
「우드로·윌슨」은 19l9년 10월 여행중 뇌일혈로 쓰러져 거의 2년동안 집무할수 없었다.
「워런·하딩」은 여행증 병사했다.
「프랭클린·루스벨트」도 어린 시절 소아마비를 앓고 임기 말년엔 심장결함과 혈액순환 장애로 인한 정신집중 저하를 빚다가 재임중 사망했다.
「아이젠하워」는 심장마비를 일으킨 적이 있다. 「존·케네디」는 에디슨씨병으로 고생했고 강력한 관절염 치료제를 써야했다. 「존슨」은 담낭 수술을 받았다.
그런 통치자의 병이 나라에 얼마만큼 손해를 끼쳤는지 확실히 드러나진 않는다.
그러나 프랑스의 「피에르·아코스」와 「피에르·렌치닉」의 『현대사를 지배한 병자들』은 그들 지도자들을 매섭게 헐뜯고 있다.
「존슨」은 편집광적 정신질환으로 베트남의 악몽을 연출했고, 「닉슨」은 강박신경증으로 워터 게이트사건을 저질렀다.
제2차대전을 일으켰던 「히틀러」는 파킨슨병 환자였고, 「뭇솔리니」는 신경매독의 망상에 사로잡혀 살면서 파괴적인 파시스트가 되었다.
스페인의 「프랑코」는 동맥경화증으로 해서 전체주의의 악몽에 사로잡혀 있었고, 서독의「아데나워」는 소련의 우주 제패를 증오한 편집광이었다.
공산주의 혁명가 「레닌」은 뇌연화증으로 고생했고, 「흐루시초프」는 조울증환자였다. 「브레즈네프」가 심장이 약했고, 「안드로포프」 또한 병자였던 건 주지의 사실이다.
주은내는 문화대혁명 기간중 식도암으로 고생했고, 모택동은 만년에 노인성치매(치매)환자였다. 「레이건」과 같은 결장암환자였던 영국수상 「체임벌린」은 착난과 환각 속에서 나라의 안령을 그르칠 뻔했다. 그는 「히틀러」의 요구대로 영국의 병력을 최저로 억제한 채 평화의 환상에 빠졌었다.
그러나 「레이건」의 악천적인 기질과 평소 활달한 행동은 「스트롱 레이건」의 인상과 함께 「스트롱 아메리카」의 심벌도 되었다. 암과의 싸움도 여느 사람의 경우와는 다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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