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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촌」시대의 전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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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지구촌시대에 우리는 좁디좁은 땅 위에서 아직도 시내전화, 시외전화를 나누어 쓰고 있다. 요금도 거리 따라 다르다.
유럽만 가도 요즘은 전화 세계에 국경이 따로 없다. 우선 통화료가 우리 전화로 치면 시내 통화료를 조금 넘을 정도다.
우리나라도 이제야 비로소 전국시외전화 요금체계가 9월부터 바뀐다. 시외전화 요금체계의 일부가 시외자동전화(DDD)지역을 중심으로 한 「이웃 동네」요금체계로 바뀌는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전화요금이 훨씬 줄어드는 것이 우선 반갑다.
앞으로 90년대 중반까지는 전국이 단일통화권이 된다. 시외전화가 없어지고 모두가 시내전화 하나로「일촌」시대가 되는 것이다.
그 사업을 좀더 확대하면「코르네트」(KORNET) 컴퓨터 통신망이 된다. 「코리어 네트워크의」약자.
이것이 바로 서기2000년까지 실현을 목표로 추진되는「꿈의 통신」이다.
일본은 이미 작년 9월부터 고도정보통신시스팀(lNS:Information Network System) 을 실험하고있다.
동경의 미따까와 무사시노시를 중심으로 한 「세기의 실험」이다.
실험 첫날 텔리비전을 통한 회의가 두개의 빌딩 사이에서 진행됐다.
공업화 사회 뒤에 올 컴퓨터를 이용한 고도정보화사회의 전기통신 모습이 거기 최초로 전시되었다,
INS의 특징의 하나는 통신의 파가 바뀌는 것. 지금의 전화는 음성파를 그대로 전류의 강약에 따라 송신하는 애널로그식이다. 이것이 파형을 단위시간에 0과 1의 2진법으로 바꿔 보내는 디지틀 전화가 된다.
전송수단도 다르다. 머리카락 만큼의 굵기를 가진 유리섬유에 광펄스 신호를 보내는 광섬유 통신기술이다.
한가닥의 광섬유 만으로도 보통 전화 5천7백60회선분이 전송될수 있다. 통신위성을 이용하면 20만회선까지 늘릴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전화망만에 그치지도 않는다. 텔렉스, 데이터통신, 팩시밀리등을 모두 INS로 통괄할 수 있다.
각종 전화 서비스는 물론 화상정보 파일에서 필요한 그림을 꺼내볼 수 있는 화상 응답 서비스, TV회의와 홈뱅킹도 가능하다.
그 INS 구상의 실현엔 10여년의 세월과 30조엔 (90조원) 의 투자가 필요하다. 이용자의 주변기기까지 치면 2백60조엔이 들것이란 계산이다.
우리의「코르네트」도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건 물론이다.「이웃 동네」요금체제는 바로 그 시대를 향한 전진의 한 발짝이다.
기술혁신은 값싸고 편리한 통신의 실현에도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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