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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치에 열을 올리는 일본 신흥부자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중산층이 두텁기로 이름난 일본에서는 요즘 고급 사치취향의 신흥부자들이 크게 늘고있다.
소득 세율이 최고70%나 되는 일본이지만 세금추적이 안되는 현금거래나 회사명의로 자동차나 비행기를 사는 등의 편법으로 부를 누리는 신흥부자들은 어림잡아 2백만∼3백만명.
외제품에 극히 폐쇄적인 일본이지만 이들 신흥부자들은 외제, 특히 유럽제 사치품을 선호해 프랑스의 유명한 샴페인메이커는 미국의 캘리포니아에 과수원을 차려두고 한병에 20달러짜리 와인을 일본에 팥아 톡톡히 재미를 보기도 한다.
최고급 층의 신흥부자들은 유럽제 승용차를 타고 동경 중심가에 1백만달러짜리 콘더미니엄에 살며 요트를 사고자녀를 미국의 테니스캠프로 보내는등 사치를 누리고있다.
또 최근 동경 제국호텔서 열린 「프랭크·시내트러」의 공연을 6백달러짜리 티킷을 내고 관람하기도 하며 런던과 파리의 미술품시장에서는 주요고객으로 모셔진다. 딸의 결혼비용에 5만달러정도를 쓰는 것은 예사.
돈 많은 부인네들은 점심식사에 1만달러짜리 밍크코트를 입고 부를 과시한다.
지난해 일본은 22억달러어치의 금을 수입, 세계 제1의 금수입국이 됐는데 이중 대부분은 장신구에 쓰인다.
최근 수개월새 1백여명의 부인네들이 애완동물을 위한 액세서리를 사들였는데 한사람은「미찌마사·사사끼」라는 보석세공가가 만든 1만2천달러짜리 다이어먼드 귀걸이 3세트를 사 이중 1세트를 그녀의 애완용 개에 달아주었다.
이들 신흥부자들의 호사취미는 주로 유럽제에 쏠리는데 예컨대 서독제 고급차, 스코틀랜드 위스키, 이탈리아제 피혁제품, 프랑스제 향수와 와인들이 이들이 즐겨 찾는 품목들.
일본이 매년 4만달러이상의 소득세를 낸 사람의 명단을 밝히는데 지난해는 모두 6만8천명이 해당됐다.
그러나 회사의 주주가 아닌 경영자들의 씀씀이는 그다지 넉넉지 못한 형편.
회사 돈으로 골프를 치고 차를 굴리기도 하지만 정작 손에 쥐는 월급은 살림비용에도 빡빡하기 때문.
어느 나라나 비슷하지만 일본에서도 의사는 고소득층에 낀다. 더우기 전후 의사부족으로 의사들에게 많은 혜택을 주어 현재도 의사들은 소득중 72%를 원천 공제 받는다.
이밖에도 독립된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기업가나 당값 상승으로 재미를 본 농부들, 또는 일본최대의 범죄조직인 야꾸사 등도 호화판의 사치를 즐기는 계층.
일본에는 작년말 9만3천9백10명의 야꾸사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은 불법으로 모은 돈을 2천달러짜리 롤렉스시계나 이탈리아제 양복, 캐딜랙을 사는데 아낌없이 뿌리고 있다. <포천지 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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