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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미사일 쫓아라” 한·미·일 이지스함 내달 하와이 투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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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국과 미국·일본 해군이 다음달 28일 하와이 인근 해상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비한 경보(방어)훈련을 실시한다고 국방부가 16일 밝혔다.

국방부 “미국 MD 참여와는 무관”
중국, 3국 군사협력에 반발 예상

국방부 문상균 대변인은 이날 “북한의 점증하는 핵과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을 보다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올해 림팩훈련(환태평양합동군사훈련)을 계기로 한·미·일 3국이 북한 미사일 경보 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다”며 “이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상황을 가정해 탐지하고 추적하는 훈련”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일 3국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비해 연합훈련을 실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태평양 연안의 20여 개국 해군은 2년마다 하와이 인근에 모여 림팩을 실시해왔다. 올해는 6월 30일부터 8월 4일까지 실시한다. 또 다른 국방부 당국자는 “한·미·일 3국이 이지스함 1척씩을 투입해 별도의 네트워크를 만들어 정보를 공유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훈련은 지난 2월 7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한·미·일 국방 차관보급 화상회의에서 미국 측의 제안에 따라 추진됐다고 한다. 다만 2014년 12월 한·미·일이 체결한 정보공유약정(TISA)에 따라 한국과 일본은 미국을 매개로 간접적으로 관련 정보를 공유하게 된다. 한국이나 일본 이지스함이 탐지한 정보를 미군 육상중계소를 통해 교환하는 방식이다.

문 대변인은 “훈련은 TISA 범위 안에서 이뤄질 것”이라며 “북한 미사일을 탐지·추적하는 정보분야 훈련만 실시되며 요격훈련은 없다”고 말했다. 미측에선 실제 미사일 대신 항공기를 띄울 예정이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16일 “한·미·일이 미사일방어(MD) 연합훈련을 실시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 당국자는 “미국의 MD망 체계 참여와는 무관하다”며 “우리는 독자적인 한국형미사일대응체계(KAMD)를 구축하고 이번 훈련을 통해 정보의 상호 운용성을 보장하는 상태를 만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한국 배치에 반대하며 민감하게 반응해온 중국의 반발이 예상된다. 한·미·일 군사협력을 미국의 아시아 회귀정책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는 데다 미사일 방어훈련이 북한을 넘어 중국 견제용일 수 있다는 인식에서다. 한국국방안보포럼 양욱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외교부 등이 성명 등을 통해 공식적으로 훈련 중지를 요구할 수도 있고, 이에 대응하는 군사훈련을 벌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번 훈련을 위해 ‘신의 방패’를 의미하는 이지스구축함인 세종대왕함(7600t)을 파견키로 했다. 세종대왕함에는 최대 1000㎞를 탐지할 수 있는 SPY-1D 레이더가 장착돼 수면 위로 떠오른 미사일이나 항공기의 궤도와 속도, 종류 등을 분석하고 추적할 수 있다. 한국 해군은 경보훈련 직후 실시하는 림팩에는 세종대왕함과 함께 한국형구축함(KDX-Ⅱ·4400t) 1척과 해상초계기(P-3CK) 1대, 잠수함 1척을 투입한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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