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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9개 대학 수색 스케치|수배중인 학생은 대부분 놓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학생회장실 등 뒤져>
○…고대에는 이순일 성북서장의 지휘로 승용차 1대, 버스2대, 봉고차1대, 트럭1대 등 5대의 차량에 사복경찰 20명, 사복전경 50명 등 70명이 나눠 타고 정문에 도착, 조창제 정보과장이 압수수색영장을 수위 유정배씨(42)에게 제시하고 잠긴 교문을 열도록 한 뒤 교내로 들어갔다.
경찰은 학생회관과 1백m쯤 떨어진 정경대학관으로 절반씩 나뉘어 수위들이 문을 열어주자 학생회관3층 총 학생회의실부터 뒤지기 시작했다.
당시 학생회관 총 학생회의실 등에서 12명이 유인물을 등사하다가 영문을 모른 채 연행됐으며 경찰관 2명이 학생1명의 양팔을 끼어 제대로 반항할 틈도 없었다.
경찰은 당초 수배중인 고대 총학생회장겸 전학련 삼민투 위원장인 허인회군(21·정외과4년)과 고대 삼민투 부위원장 박능출군(22·사학과4년) 등 2명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발부 받아 갔으나 허군은 검거하지 못하고 박군만을 총학생회실에서 연행, 구속했다.

<투신대비 그물도 준비>
○…동국대를 수색한 중부경찰서 정보과·수사과 직원 50여명은 상오4시20분 학교후문에서 야간 직통전화로 숙직실에 전화를 걸어 숙직을 하고있던 생활과 안재봉씨(40)를 『중부경찰서에서 왔다. 잠깐 만나달라』고 후문으로 불러냈다.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을 보여주고 『학생회관을 조사해야 겠으니 협조해 달라』면서 경찰이 학교에 들어가는 사실을 알렸다.
학생들이 창 밖으로 뛰어내릴 것에 대비, 경찰은 학생회관 주위에 매트리스 20여장과 그물망 등을 둘러쳐 놓았다.
경찰은 45분간에 걸쳐 학생회실과 각 서클룸을 수색, 화염병 1백20개, 각종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15점, 유인물·등사기·메거폰 등 시위에 사용하려고 준비했던 물건 1트럭 분을 압수했다.

<회장실 덮친 후 통고>
○…서강대 총학생회장 이해식군(22·철학과4년·전학련사무국장) 등 4명을 연행해간 경찰은 이군 등이 잠자던 총 학생회장실을 덮쳐 이군 등을 봉고차에 태운 뒤에야 이 대학 숙직책임자에게 그 내용을 알렸다.

<창문넘어 달아나기도>
○…성균관대에는 사복경찰 30명과 전경 2백여명이 동대문서 조창래 수사과장과 김규봉 정보과장의 지휘로 봉고차 1대·트럭 1대와 도보로 29일 상오 4시20분쯤 도착.
경찰측은 출발5분전쯤 임우상 동대문서장이 조좌호 성대총장에게 이 사실을 전화로 통보했다.
경찰은 수배중인 성대 삼민투위 위원장 고진화(23·사회학과4년)·총학생회 공동의장 오수진(23·행정학과4년)군 등을 잡기 위해 사전 구속영장까지 갖고 간 것으로 알려졌으나 허탕.

<활동방향파악 도움>
○…경찰은 연대수색과정에서 정식수배를 받지 않은 학생까지도 보이는 대로 연행, 1학기중의 시위활동가담 여부 등을 조사, 이번「작전」의 목적이 수배학생검거에만 있는 것이 아닌 듯한 인상.
경찰관계자는『이번 작전은 비록 수배학생을 검거하지 못했지만 학교가 수배학생의 성역이 아니라는 사실과 1학기중의 학생활동과 2학기 학생활동방향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28일 저녁부터 검색>
○…경찰은 연대에 대한 압수수색작업에 앞서 28일 하오11시부터 29일 상오1시까지 약2시간동안 학교주변 등에 대한 검문검색을 실시한 뒤 29일 상오4시30분에 학교에 들어가 대학안팎을 동시에 수색한 셈이 됐다.

<학생 한명도 없어>
○…서울대에는 지난26일 하오 전학련·삼민투위 수사와 관련, 수배된 전학련부의장 오수진군(22·성균관대 서울캠퍼스학생회장)등 타 대학 학생대표 10여명이 들어와「전국 학생 대표자대회」를 열어「워커」미 대사와의 면담문제 등을 논의한 후 학생회관에서 밤을 지새웠으나 27일 하오10시쯤 학교측이 모두 내보내고 학생회관을 잠가 경찰이 학생회관을 수색할 때는 한명의 학생도 없었다.

<퇴근 미루고 서명>
○…허인회군 등 학생 10명에 대한 사전구속영장과 서울대 등 7개 대학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은 28일하오 10시쯤 서울형사지법 박만호 수석부장판사에 의해 비밀영장으로 발부됐다.
이 영장은 하오9시쯤 서울지검 공안부 신광옥·최연희검사 등 2명이 서명, 직접 신청했다.

<9명은 집시법 적용>
○…사전구속영장 등이 비밀영장으로 신청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구속영장이 발부된 학생 10명 중 정태근군(24·연세대총학생회장)만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혐의가 적용됐고, 나머지 9명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혐의로 돼있다.
압수수색영장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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