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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3시간 이상 다니는 고교생, 성적은 높고 자아존중감 낮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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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사교육을 많이 받는 학생일수록 학업성적은 좋지만 자아존중감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현선 세종대 교수의 연구논문 ‘아동균형생활시간 지표’에 따르면, 학교 밖 공부시간이 많은 학생일수록 스트레스와 자기공격성 지수가 높았다. 박 교수가 지난해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설문을 의뢰해 전국의 초ㆍ중ㆍ고등학생 1000여명을 분석한 결과다.

박 교수는 해외 교육학자들이 권장하는 학습시간 기준에 과외ㆍ학원 등 사교육이 일반화된 한국의 현실을 반영해 ‘권장 공부시간’을 설정했다. 초등학생 30~120분, 중학생 60~150분, 고등학생은 90~180분이다.

분석 결과, 학교 밖에서 권장 공부시간 이상 학습하는 학생의 학업성적 지수는 3.41점으로 권장시간 범위 이내로 학습하는 학생(3.25)보다 높았다. 이들의 생활만족도(2.78점)와 주관적 삶의 수준 지수(6.93점)도 권장시간 이내 학습 학생에 비해 각각 0.06점, 0.17점씩 높았다.

박 교수는 사교육에 시간을 쏟는 학생들이 객관적인 성적과 생활수준은 좋지만 나머지 정신 발달 측면에서 부정적인 면을 보였다고 밝혔다.

권장시간 이상 공부하는 학생들의 자아존중감 지수는 권장시간 이내 학습 학생보다 0.03점 낮은 2.93점이었다. 스트레스지수(2.03점)와 공격성 지수(1.88점)는 각각 0.01점, 0.03점 높았다.

박 교수는 “방과 후에도 과도한 학습에 시달리는 청소년들은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이 부족하고 우울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지나친 사교육과 입시준비에 매몰되지 않도록 사회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해당 논문은 17일 오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주최하는 아동복지포럼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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