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日 나리타공항 2004년 민영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일본 도쿄(東京)의 관문인 나리타(成田)공항(사진)이 내년 4월부터 민영화 절차에 착수해 인천공항과 새로운 경쟁시대에 돌입한다.

일본 국회는 지난 11일 나리타공항 민영화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내년 4월 나리타 공항을 정부가 자본금 1천억엔을 전액 출자하는 '나리타 국제공항주식회사'로 바꾸고, 오는 2007년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한 후 정부 주식을 일반에게 매각키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12일 보도했다.

나리타공항을 민영화하는 것은 만성 적자와 채무로 허덕이는 공항을 살리기 위해서다. 나리타공항은 1978년 문을 연 이후 경영부진에 따른 적자를 메우기 위해 항공기의 착륙 비용을 계속 인상, 많은 항공사의 불만을 받아왔다.

현재 점보비행기 한대 당 착륙비는 94만8천엔(약 9백50만원)으로 인천공항(30만엔선)의 약 세배, 영국 히스로공항(약 9만엔)의 10배에 이른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외국 항공사들이 착륙비용이 싼 인천공항과 중국 상하이(上海)공항을 선호하는 등 나리타공항의 국제경쟁력이 갈수록 낮아져 심각한 상태"라며 "공항시설을 이용한 다양한 사업으로 수익성을 높여 착륙비용을 낮추고 경쟁력을 높이려는 것이 민영화의 주요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나리타공항이 민영화 절차를 밟기로 함에 따라 같은 입장인 간사이(關西)공항.주부(中部)공항의 민영화 작업도 한층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계의 국제공항 가운데 영국 히스로공항은 87년 민영화한 후 성공한 대표적인 공항이다.

히스로공항은 세계적인 고급 브랜드 매장 60여곳을 유치하고 대형 면세점 업체도 사들이는 등 소매업 중심의 고수익 사업을 추진, 연간 매출액의 절반 이상을 소매업에서 올리고 있다. 미국-이라크 전쟁에도 불구하고 3월 현재 지난 1년간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30.5%를 기록했다.

도쿄=오대영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