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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타임캡슐 어떤 물품을 어디에 묻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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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중앙일보사는 창간 20주년을 맞아 오는 9월21일에 「85타임캡슐」을 매설한다. 이 사업을·더욱 의의있게 하기위해 독자로부터 어떤 물품을 넣는것이 좋은가, 또 어떤 장소에 묻는것이 합리적인가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모중에 있다. 5백년후인 서기2485년당시 한국인들에 의해 개봉될 타임캡술의 의의와 수장품·매설지·제작등에 관해 살펴본다.
한 시대의 과학·문화유산을 후손에 전하는 방법으로는 타임캡슐이상 좋은 방법이 없다.
물론 현재 사용중이거나 보유하고 있는 제품·기록들이 수백년후까지 보존되지 않는것은 아니지만 타임캠슐은 한시대를 망라하는 제품·기록들이 한곳에 모여져 일목요연하게 당시를 재생시킬수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특히 각종 기록들이 마이크로 필름화됨으로써 방대한양의 생활상을 남길수 있다.
1939년 최초의 타임캡슐을 묻었던 미국 웨스팅하우스사의 경우 지금으로서는 별것이 아니지만 당시로서는기발한 제품으로 평가받은 깡통따개·안전핀(옷핀)·전구등 1백10점을 수장품으로 선정했다.
그후 웨스팅하우스사는 65년 다시 타임캡술Ⅱ를 제작, 타임캡슐I 옆에 묻었는데 타임캡슐Ⅱ를 만든 주요이유는 26년사이 너무나 세상이 변했다는데 있다.
미국은 이때쫌 50개주로 늘어나 성조기의 별의 개수가 변해 있었고, 원자력잠수함·에코위성 등 발사등 이미 우주시대에 접어들었기때문에 이를 다시 후손에 남기기위한 또다른 타임캡슐을 필요로했다. 웨스팅하우스의 타임캡슐 개봉연도는 둘다 서기6939년.
70년 오오사까 만국박람회를 기념해 일본의 마이니찌(매일)신문사가 주관하고 마쓰시따(송하)전기회사가 재정지원을 하면서 공동제작한「타임갭슐 EXPO70」의 경우는 용기의 내부크기가 5백ℓ나 되어 전기밥솥·TV·미술작품·책등 무려 2천98점을 수장했다.
60년대말 일본이 갖고있던 모든 기술력을 결집시켜 5천년후 후손들에게 선조의 슬기를 깨닫게 하는데 총력을 쏟아넣은 작품이었다.
이번에 계획된「85타임캡슐」은 내부용적 약1백60ℓ로 개봉은 5백년후다.
그러나 한국이 명실공히 선진대열에 나설경우 5천년, 1만년 이후의 개봉을 전제로하는 제2의 타임갭슐을 묻을수도 있다.
「85타임캡슐」에 들어가는 물품은 20명으로 구성된 수장품 선정위원힉회에서 최종결정을 하겠지만 전례로 보아 태극기·국어사전·볼펜·지퍼·첨단반도체·VTR·액정컬러TV·전자시계·컴퓨터번역기·전자계산기·담배·크레디트카드·지폐·옷등의 일반생활용품과 전자기기, 의약품·씨앗·원자재등 1백여점이 선정될것으로 예상된다.
또 마이그로필름화하는 기록으로는 인구·경제에 관한각종통계·소설·각종악보·잡지류·전화번호부·지도·요리책·만화등과 생활상을 담은 각종 사진류가 선정되리라고 점쳐볼수 있다. 마이크로필름은 책으로 따져 약 5만페이지 분량을 수록하므로 웬만한 기록은 모두 수록할수있다.
그밖에도 유행하는 음악테이프·미술작품·TV연속극·극영화·이산가족재회장면·한국을 소개하는 비디오테이프 등이 수장되어 생활사와 국토 분단에 따른 아픈 상처를 후손에 남길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매설지는 역시 같은 위원회에서 선정하겠지만 남산·고궁(문화재)·독립기념관등이 유망한 지역으로 부각되고 있다. 「85타임캡슐」의 용기는 기술자문위의 지도를 받아 특수납금으로 길이2m30cm내외로 만들어진다. 갭슐의 원자재는 대우조선이 기증하고 내외캡슐제작은 삼성중공업이, 캡슐외부에 특수강화플래스틱을 입히는 FRP작업은 강남조선이 맡아 국내기술진의 손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제작된 용기안에는 역시 자문위의 지도로 5백년간 변화를 일으키지 않도록 방사선등으로 특수처리된 물품들이 수장되어 오는 9월21일 온도변화가 가장 적은 지하 15m깊이에 묻혀 5백년뒤의 손길을 기다리게된다. <최정민 과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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