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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말씀 따라, 모두 화합하는 삶 살았으면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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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9호 8 면

기원전 1세기 최초로 문자화된 불경인 ‘팔리어 삼장(三藏)’이 제작된 곳은 스리랑카 중부 마탤리 지역의 알루비하라 사찰이다. 지금도 그 전통을 보존하고 있다. 이 사찰 주지 난다라타나(사진) 스님을 만나 스리랑카 불교에 대해 물어봤다.


-알루비하라 사원은 어떤 절인가.“자연 동굴이 14개나 있는 동굴 사원이다. 기원전 3세기 스리랑카에 불교가 전해진 이래 수행에만 몰두했던 승려들이 거주했던 곳이다. 인도에서 불법(佛法)은 구전으로만 외워서 내려왔는데 기원전 1세기 큰 기근이 일어났다. 왈라담바왕 시대에 기근이 12년 동안이나 있었다. 기근이 끝난 후 승려들이 모여 상의했다. 앞으로 또 이런 기근이 나면 불법이 사라질지도 모르니 외우던 불경을 기록하자고 결정했다. 이에 알루비하라 사찰에 500명의 승려가 모여 패다라수(貝多羅樹) 나뭇잎에 일일이 기록했다. 그래서 이를 ‘패엽경(具葉經)’이라 부른다. 알루비하라는 한문으로 하면 ‘光明(광명)’이다. 어두웠던 세상에 불경의 기록과 함께 빛을 냈다는 의미다.”


-450년간의 식민 지배를 받았는데도 전통을 잘 유지했다.“영국 지배 시절이던 1848년 알루비하라 사찰 앞에서 영국인과 스리랑카 군인들 사이에 큰 전투가 벌어졌다. 승리한 영국군은 알루비하라 동굴 안에 스리랑카 군인들이 숨어 있다며 법당과 불상이 있던 14곳 모두를 파괴했다. 옛날부터 전해 오던 도서들도 영국으로 가져갔고 채 가져가지 못한 경전은 모두 불태웠다. 그때 패엽경의 전통이 끊겼다가 독립 이후인 1956년 들어 스리랑카 스님들이 다시 살려냈다.”


-스리랑카에서는 부처님오신날을 어떻게 기념하나.“양력 5월 보름날에 ‘웨삭’이라고 부르는 행사를 한다. 부처님오신날, 부처님이 깨달은 성도일, 그리고 부처님 열반 하신 날 세 가지 행사를 다 합쳐서 이날 기념한다.”


-스리랑카 불교의 특징이 있다면.“스리랑카 불교를 상좌부 불교라고 하는데 은사 스님께서 전달한 불교를 제자가 받아들이고 제자가 다시 그의 제자에게 전달하는 불교라는 의미다. 원래 인도에서 부처님 열반 후 초기 때 부처님이 설법한 것만을 외우고 전달하자고 하는 결의가 있었다. 상황과 시대에 따라 새 계율을 만들지 말고 부처님이 설한 말씀과 계율을 계속 지키면서 불교를 유지해 가자는 결정이었다.”


-북방불교와 다른 점이다.“제1·2차 결집 때도 그랬고, 3차 아소카왕 때까지도 그랬다. 부처님 말씀을 기록한 ‘팔리어 삼장’(三藏, 經藏·律藏·論藏을 합한 것. 대승불교의 『아함경』은 팔리어 경장과 비슷)을 배우면서 무엇보다 계율을 잘 지키게 했다. 우리에겐 『화엄경』 『법화경』 같은 대승불교 경전이 없다.”


-부처님오신날에 새겨두면 좋은 말은.“팔리어 게송에 이런 게 있다. ‘부처님이 세상에 오시어 아주 행복합니다. 부처님이 세상에 오시어 설법하셔서 더욱 행복합니다.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모든 분이 화합할 수 있어서 더욱더 행복합니다.’ 모두가 부처님 말씀에 따라 화합하는 삶을 살았으면 한다.”


배영대 문화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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