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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사랑스런 말괄량이 ‘자두’…가족 관객 꽉 잡았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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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에 이어 황금연휴를 맞은 지난 주말 극장가.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한 토종 애니메이션이 어린이 관객을 사로잡았다. 주말 박스오피스 3~7위를 차지한 5편의 애니메이션 중 선두에 나선 ‘극장판 안녕 자두야’ 얘기다. 4일 나란히 개봉한 해외 애니메이션들을 제치고 개봉 후 5일 동안 관객 21만 명을 모으며 선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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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판 안녕 자두야’는 자두가 신데렐라 등 동화 속 세상에 들어간다는 내용이다. [사진 CJ엔터테인먼트]


‘극장판 안녕 자두야’는 TV 애니메이션 ‘안녕 자두야’ 시리즈의 스크린 데뷔작이다. 국내 유일의 월간 순정만화잡지 ‘파티’에 19년째 연재 중인 동명의 출판만화가 원작이다. 2011년 시즌1부터 지난 4월 시즌3까지 SBS와 케이블 만화채널 투니버스에서 동시 방송된 TV 애니메이션 역시 인기가 높았다. 방송 초기부터 ‘뽀로로’의 유일한 적수로 불릴 정도였다.


TV 애니메이션은 태국·중국·홍콩·대만 등으로 팔려나갔고, 특히 대만 디즈니 채널에선 시청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3월부터는 중국 최대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유쿠·투도우를 통해 VOD 서비스 중이다. 20년 가까이 계속되면서 출판만화→TV 애니메이션→극장판 애니메이션과 각종 부가상품으로 이어지는 성공 사례다.

극장판 첫 개봉…5일간 21만 명
“가족 애니 시리즈 가능성 확인”
만화잡지 19년 연재한 토종 애니
대만 디즈니채널선 시청률 1위도

순정만화가 이빈(45)의 원작은 작가의 1970~80년대 유년기 추억을 담은 자전적 스토리다. 혼식 장려운동 때문에 쌀밥 도시락을 가져온 아이들이 도시락 검사 때 보리쌀을 구하려 애쓰는 모습 등 추억의 에피소드들이 생생하다. 열살배기 자두가 막내 남동생만 예뻐하는 엄마와 티격태격하는 이야기가 폭넓은 독자층을 끌어들였다. 20대에 연재를 시작해서 11살 아들의 엄마가 된 이 작가는 “연재 초기엔 자두의 시점에서 추억을 더듬어가며 그렸는데 지금은 자두 엄마의 시점에서 쓰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23권까지 출간된 단행본은 국내서 100만 부 이상 판매됐다. TV 애니메이션은 배경을 70~80년대 아닌 현재로 바꾸었다. 이번 극장판은 『신데렐라』, 『헨젤과 그레텔』 등 동화 속으로 들어간 자두 이야기다.

‘안녕 자두야’ 애니메이션 제작사 아툰즈의 이진희 대표는 “원작 만화의 검증된 스토리, 공감도 높은 보편적인 가족이야기”를 시리즈의 힘으로 꼽았다. “완구 시장을 노린 공주 캐릭터 일색인 기존 애니메이션과 달리, 자두 3남매와 여장부 엄마의 다사다난한 가족 이야기가 차별화의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제작사 아툰즈가 CJ E&M 애니메이션 부문과 시나리오부터 주제가, 후반작업, 수출까지 유기적으로 협업한 것도 시너지를 냈다. 그외 캐릭터 완구·게임·체험전시·제과 제품 등 ‘안녕 자두야’ 관련 상품은 200여 종에 이른다.

이 대표는 “예전에는 절대 안 된다고 했던 가족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게 제일 큰 의미”라며 “TV 시리즈를 시즌10까지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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