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데모진압에 최루탄등 사용량 25억원어치|학생 양동작전에 경찰 골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올 신학기들어 5월말까지 일어난 대학생들의 시위는 모두 1천여회에 연28만여명이 가담한것으로 집계돼 지난해(3백35회15만7천여명)보다 훨씬 많은 데모가 있었음을 입증.
경찰은 시위진압과정에서 경찰관과 전경 1천7백27명(지난해 같은기간 8백34명) 이부상했으며 시위가 가장 격렬했던 지난달17일 하루동안만도 4백60여명이 부상했다고 주장.
데모진압과정에서 각종 장비의 소비량도 엄청나 5월말 현재, 경찰이 사용한 각종 진압장비는 사과탄인 KM25탄(개당1만3천원) 5만4펑1백44개, SY44탄 (개당2만2천원) 7만3천84개,「지랄탄」으로 불리는 다연발(32발 또는 64발들이세트당 30만 50만원) 75세트, 최루가스액 (당 7만5천원)1만4천1백18등 모두 25억여원어치에 이른다고.
이밖에 시위진압과정에서 가스차 91대, 병력수송차 33대,승용차 5대등이 불탔거나 부서졌으며 SY44탄의 발사총(정당 8만원) 1백5정, 방패(개당 1만1천원)5백94개, 방석모(개당 8천원)3백15개, 방석복(벌당 2만5천8백원) 90벌, 각반(개당 2천7백원)1백90개,경찰봉 1백14개, 혁대 68개, 장갑 21켤레등이 못쓰게 돼 총손실액이 수십억원대에 이를것으로 추정.

<파출소서 병력보충>
대학생들의 시위가 최근 화염병을 사용한 파출소기습등 다소 과격해지면서 나타난 또 한가지 새로운 양상은 허위정보 흘리기.
경찰은 지금까지 각종 교내외시위의 정보를 사전에 임수,미리 대비해 시위사전방지와 진압에 많은 효과를 보아왔으나 요즘 시위에서는 학생들이 허위정보를 흘려 큰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경찰은 지난달 17일 하오2시 서울시내 모든 대학이 전학련서울지구 동 서 남 북부 평의회열로 청량리로터리 신촌 영등포로터리등에서 대규모시위를 벌일 것이라는 정보를 사전에 입수,대비했으나 각대학은 하오5시를 전후해 학교 교문에서 투석전을 벌이는것으로 끝내 허겁지겁 병력을 이동하는등 애를 먹기도.
경찰의 이날 정보는 K대총학생회 간부가 경찰의 정보망이 총학생회사무실에까지 뻗쳐 있다는 것을 역이용, 서울시내에서 학생회사무실로 전화를 걸어 동료학생에게 전달한 허위정보였다는 후문.
경찰은 학생들의 허위정보흘리기에 골탕을 먹는 경우가 늘어나자 인원이 9명안팎에 불과한 각 파출소에 『가동병력을 총동원해 시장 번화가등에 집중배치하고 중요시설과 취약지에도 경계를 강화하라』고 지시.

<5시간 최장기록세워>
서울대학생들의 지난달17일 교문앞 투석시위는 하오5시부터 10시까지 계속돼 단일시위의 최강기록을 수립. 이날학생들이 던진 돌과 경찰이 쏜 최루탄가스로 서울대교문주변은 마치 초토화된 격전지의 모습.


학생시위가 격렬하던 5월중순 서울시경산하에는 느닷없이 좁합병원영안실과 LPG판매업소를 특별경계하라는 지시가 내려 경찰관들이 어리둥절.
이같은 지시는 학생들이 시체를 탈취해 시위선두에 내세우거나 LPG를 탈취해 시위때 사용할것이라는 정보에 따라 취해졌다는 후문.

<석면담요로 불꺼>
대학가 시위에는 학생 경찰양측 모두가 신병기를 개발, 사용하는 기지를 발휘.
새톱게 선보인 학생측 신형범기를 보면 신나가든 드럼통에 석유를 넣고 불을 질러 경찰쪽으로 굴리기 불붙은 타이어던지기(이상 서강대) 경찰과 대치하는 중간지점에 화염바리케이드실치(이대) 하수도공사용 콘크리트관굴리기(서울대)등으로 경찰은 학생들의 이같은 기발한 공격에 매우 당황.
정찰은 경찰대로 석면담요를 준비해 학생들이 던진 화염병이 도로위에서 불이붙으면 재빨리 끄는가하면 서울동부서의 경우 지난달 16일밤에 있었던 건대생시위현장에 가로 7m 세로3m의 대형화염병 방어용 철망을 설치해 위험을 넘기기도.

<법적근거 질의서>
최근 각대학 총학생회등이 주최하는 외부인사초청강연회가 행사직전에 취소되는 사례가 잦아 학생들의 불만이 고조.
지난달31일 동덕여대와 상명여대 서울여대에서 있을 예정이었던 외부인사초청강연은 강연하기로 돼있던 자유실천문인협의회의장 양성우씨와 이협회고문 신경림씨,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회의장 문익환목사가 경찰에 의한 가택연금등으로모두 무산.
또 지난29일 이대에서 강연할 예정이던 자유실천문인협의회총무 채광석씨도 가택연금으로 불참.
이같은 사례는 지난4, 5월사이 서울시내 대학에서만20여차례에 이르는것으로집계.
그동안 강연회참석을 차단당한 연사들은 시인 고은씨,소설가 황석영씨,통일문제연구소장 백기완씨, 민주언론운동협의회 사무국장 성유보씨, 한국공해문제연구소연구실장 최열씨등 10여명.
통일문제연구소장 백기완씨의 경우 『금년에 들어서만 10여차례 강연을 취소당했다』면서 『가택연금조치를 당할때는 전경80여명이 집을 둘러싼 적도 있어 이웃보기가 민망스러울 정도』라고 지적.
백씨는 또 『원고료 강연사례비등으로 생활하고 있는데 강연이 취소돼 생계에도 지장을 받고있다』고 말하고 『국무총리 앞으로 「이같은 조치를 취하는 법적근거가 무엇이냐」는 질의서를 보냈으나 아직 회답을 받지못했다』고.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