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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브르의 작은 정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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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어린이들의 필독서라 할만한 '파브르 곤충기' 중에서 저자인 곤충학자 장 앙리 파브르(1823~1915)가 아들 폴을 '조수'로 지칭한 글만을 골라 구성했다. 그런데 스코틀랜드 출신의 작가 앤더슨은 파브르의 눈이 아닌, 열살짜리 소년 폴의 눈으로 곤충기를 새롭게 쓰고 있다.

죽은 동물을 땅에 묻는 송장벌레, 명주실을 자아내 텐트도 짓고 길도 만드는 송충이, 곰개미의 번데기를 납치해 노예로 키우는 사무라이 개미 등 아빠 파브르와 폴이 함께 관찰했던 곤충들의 이야기가 쉽고 재미있다. 어린이 눈높이에서 쓴 과학동화인 셈이다.

"곤충학자들은 등에 핀이 꽂힌 죽은 벌레를 연구하지만 우리 아빠는 다르다!""마을 사람들은 아빠를 '세리냥의 괴짜'라고 부른다"는 등 폴의 묘사를 통해 파브르란 학자의 성품도 엿볼 수 있다. 말벌.쇠똥구리 등 연필로 그린 세밀화도 곤충의 특징을 잘 잡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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