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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과연 무엇인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대일 무역역조 시정을 요구하는 우리의 목소리는 요즘 그 어느때 보다 높다.
이미 우리나라 기업인 2백여명으로 구성된 수출촉진단이 일본전역을 순회하며 수출상담을 하고있는가운데 23일부터는 한일아주국장회의가 동경에서 열려 역시 일본의 시장개방문제를 논의한다.
오는 31일엔 금진호 상공부장관이 대통령특사자격으로 일본을 방문, 똑같은 문제를 다루게 될것이다.
대일적자가 해마다 누적될뿐아니라 일본의 시장개방계획이 오는7월 확정됨에따라 우리의 이같은 움직임은 분주할수밖에 없다.
지난1년간 우리의 대일적자는 30억달러에 이르며 수교이래 20년간의 누적은 무려 3백억달러를 웃도는 실정이다.
그동안 일본은 우리상품이라면 사사건건 트집을 잡아 수입억제를 꾀했으며 기술이전등 경제협력에서도시종 비우호적인것이 이제까지의 일본이었다.
우리는 지금 20년동안의 적자가누증되었다고해서, 아니면 금년 3, 4월에 다소 회복세를 보이던 수출이 5월에 접어들어 하강세를 보인다해서 느닷없이 역조의 시정을 주장하는것은 아니다.
일본이 명분도없이 우리상품을 외면하고 있는것에 원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려는 것이다.
국방의 무임승차론은 일본도 세계로부터 귀가 아프게 들어왔을것이다.
우리가 국가예산의 30%, GNP의 6%를 국방비로 부담하며 일본의 뒷마당까지도 지켜주는 가운데 일본의 경제가 비약할수 있었음은 일본도 부인못할 것이다.
GNP의 1%를 국방비로 쓰는문제에도 논란이 분분한 일본이고 그 대가로 자유진영으로부터 엄청난 경제이익을 추구하고, 자유세계평화의 근간이 되는 경제의 공존공영에 무관심한 논리의 근거는 도대체 무엇인가.
우리의 대일요구는 지극히 자명하다. 우리의 평화기여도를 반영하는것이 그 첫째며, 그를 위해 경제적 차별정책을 과감히 헐어버리라는 것이 두번째 요구다.
일본은 따라서 이같은 인식위에서 우리상품에 대한 관세인하와 GSP(일반특혜관세)조정에 성의를 보여야 할것이다.
그동안 보여온것처럼 한쪽귀로 듣고 또다른 귀로 흘려버리는 협상자세도 이제는 개선할때가 왔다.
우리 정부가 최우선적으로 요구하는 23개품목에 대한 관세인하와 14개품목의 GSP수혜를 시장개방실천계획에 반영할때임을 알아야한다.
무역역조가 심화되고 그 개선의노력이 미흡할때 우리는 『일본이 과연 무엇인가』를 되새기게 된다.
오늘의 현실때문에 과거의 역사까지 회상케된다면 그 누구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전후 40년, 수교20년의 뜻을 다시 한번 생각하면서 대한차별과 무역격차의 시정을 강력히 촉구하고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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