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흑자 6개월 만에 100억 달러 넘어…불황형 흑자 ‘미국 눈치’에 웃을수만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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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추이 [자료 한국은행]

지난 3월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폭이 6개월 만에 100억 달러를 넘었다.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3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3월 경상수지는 100억9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2012년 3월 이후 49개월째 흑자를 나타내며 역대 최장기간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흑자규모는 지난해 9월(108억5000만 달러)이후 6개월 만에 가장 컸다.

경상수지 증가 폭이 확대됐지만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수출이 줄었지만 수입이 더 주는 ‘불황형 흑자’ 형태는 계속됐다. 통관 기준 3월 수출은 전년보다 8.1% 줄었다. 수입 감소폭은 이보다 더 큰 13.9%다. 게다가 미국 재무부는 지난 29일(현지시간) 발간한 환율보고서를 통해 한국을 독일ㆍ일본ㆍ중국ㆍ대만 등과 함께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했다.

관찰 대상국은 미국 정부의 직접적인 제재를 받는 ‘심층분석 대상국’보다 한 단계 낮은 것으로, 특별한 제재는 없지만 앞으로 미 재무부의 면밀한 감시 대상이 된다. 큰 폭의 경상수지가 관찰대상국으로 꼽힌 한 이유여서 흑자폭 증가를 반길수 만은 없다.

당장 경상수지 흑자 폭이 줄기도 어렵다. 전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한은이 전망한 올해 국제수지 전망치는 960억 달러로 지난해(1059억 달러)보다 적지만 1분기 수치만 보면 전년보다 늘었다”며 “앞으로 경상수지 흑자폭 추이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3월 34억 달러 증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 이후 감소세를 이어다가 10개월 만에 증가로 돌아섰다. 한은 관계자는 “국제유가 반등 및 중국 경기 불확실성 둔화로 국제금융 시장의 여건이 개선된 영향으로 외국인 국내 증권투자가 유입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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