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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꺾인 수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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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월별 수출 감소율이 다시 두 자리 수로 확대됐다. 다만 수출 물량이 증가세로 전환되고 일평균 수출액은 상승세를 타는 등 일부 회복 신호도 보이고 있다.

유가 하락 등 영향 지난달 11% 줄어
물량 5.5% 늘어 그나마 한가닥 희망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4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4월 수출액은 410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 줄어들었다. 올 들어 전년 동기 대비 수출 감소율은 2월(-12.2%)과 3월(-8.2%)엔 줄었다가 다시 두 자리 수로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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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수출 물량은 1722만t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했다. 조업 일수가 3월보다 1.5일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일일 평균 수출액은 18억2000만 달러로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승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5월은 조업일수가 하루 많은 데다 4월 수출 실적에서 연기된 물량이 있어 수출 감소율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출 하락엔 여전히 유가가 큰 영향을 미쳤다. 4월 국제 유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32.4% 하락한 39달러였다. 이에 따라 석유제품 단가는 34.9% 줄었다. 중남미·중동 경기 부진으로 인한 컴퓨터·스마트폰 수요 감소는 반도체 수출 하락으로 이어졌다. 4월 반도체 수출은 -11.5%로 지난해 10월부터 연속 7개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다만 선박류와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늘었다. 선박류는 지난달 해양플랜트 2척을 포함해 선박 32척 수출로 25.2%를 기록해 5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무선통신기기도 삼성전자 갤럭시 S7과 LG전자 G5 등 신제품 수출 실적으로 3개월 연속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중남미와 중동, 일본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30%대 하락했다. 특히 일본(-25.5%)은 구마모토 지진으로 자동차 회사 도요타의 생산라인이 중단되자 국내 부품 납품까지 지연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4월 수입액은 322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9% 줄었다. 무역수지는 88억 달러로 51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전문가는 하반기 수출 반등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예상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의 수출 실적이 중국과 일본보다 더욱 심각하게 무너지고 있다”며 “수입보다 수출 감소세가 더욱 커서 무역수지도 적자로 전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동윤 동아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조선·해양플랜트·중장비 등을 대체할 신산업 창출을 위해 중·장기적인 관점을 갖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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