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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해외식당 종업원 집단귀순 소식 주민들에겐 쉬쉬하다 20여일만에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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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북한식당 종업원들의 집단 귀순 사실을 대외 매체에서만 다루며 내부에는 쉬쉬해왔던 북한이 29일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노동신문을 통해 관련 사실을 전했다. 4면에 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송환을 요구하며 낸 대변인 성명과 북한 적십자회 이충복 위원장 명의의 통지문을 게재하면서다.

앞서 주민을 대상으로 한 관영 조선중앙TV도 28일 조평통 대변인 성명을 보도하며 북한 여종업원들의 송환과 가족들의 대면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중국 저장(浙江)성 닝보(寧波) 류경식당에서 일하던 13명이 지난 7일 한국으로 집단 귀순한 지 20여일만에 내부에 관련 소식을 전한 것이다.

그동안 북한은 대남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와 대외용 공식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 외신인 CNN 등을 통해서만 남측을 비난하고 집단 탈북 종업원들의 송환을 요구해왔다. 지난 21일 북한 적십자 위원장 명의 통지문도 조선중앙통신과 우리민족끼리를 통해서만 공개했다. CNN 등 외신을 통해선 집단 귀순자들의 동료 종업원 인터뷰를 공개하거나 가족들을 서울로 보내겠다는 등 적극적 여론전을 펼쳤다.

이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주민들의 내부 동요를 의식해 일부러 알리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다 28일 조평통 대변인 성명과 북적 위원장의 두번째 통지문을 대내에도 처음 공개한 것은 더 이상 관련 소문이 퍼지는 것을 막지 못해서였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연일 대외 선전매체를 동원해 집단 귀순 종업원들의 가족 등을 등장시켜 송환을 요구하고 남측을 비난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 사이에서 소문이 나기 시작해 결국 공개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한편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29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28일 적십자 통지문을 통해 집단 귀순이 남측의 납치와 유인에 따른 것이라며 송환을 요구한데 대해 “북한이 왜곡된 억지 주장을 계속하며 우리측을 위협하는 데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번 집단 귀순은 전적으로 그들의 자유의사에 따른 것이며, 허위 주장과 도발 위협을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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