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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천정배·박지원 "양적완화 반대" 한 목소리…"도덕적 해이,후세대 부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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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제20대 국회의원 당선자 워크숍이 26일 오후 경기도 양평 한화리조트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시작됐다. 안철수 상임공동대표 등 참석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박종근 기자 [사진 국민의당 당선자 워크숍 양평]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와 박지원 20대 국회 원내대표 등 국민의당 지도부 전원이 29일 박근혜 대통령의 양적완화에 대해 비판했다. 특히 안철수 대표는 지난 26일 20대 국회 당선인 워크숍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양적완화가 뭔지 모를 것 같은데요"라고 농담한 지 사흘만에 당 최고위원회의 석상에서 공식 반대 입장을 밝혔다.

안 대표는 이날 회의 공개발언을 통해 "박 대통령의 양적완화 카드는 세 가지 점에서 옳지 않다"면서 조목 조목 비판했다. "첫째 양적완화는 비전통적 통화정책으로 경제가 심각한 상황이고 전통적 정책이 효과가 없을 때 고려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양적완화를 고려할 정도라면 대한민국 경제가 비상상황이며 지금까지 정책이 실패했다는것을 인정하는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이어 "구조조정에 돈을 쓰기 위해 한국은행에서 돈을 찍어낸다는 것은 정도가 아니다.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건 공적자금 투입을 준비하건 동원 가능한 다양한 수단 방법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두 번째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은행에서 돈을 찍어내면 당장 정부 재정을 쓰지 않는 것처럼 보여 성적표가 좋게 보일 지 모르지만 결국 전 국민에게 골고루 부담을 지우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또 "양적완화 카드는 우리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우리 경제와 시장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모든 수단을 제쳐두고 양적완화 카드를 꺼낸것 무책임한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다양한 전문가의 의견과 지혜를 구하고 국회가 합의할 수 있는 안을 찾으시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천정배 공동대표도 이날 "박 대통령식의 양적완화는 정부와 부실 대기업의 심각한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것"이라며 "당장 재정을 투입하지 않아도 되니 이 처방을 남발하고 싶은 욕구 강하게 갖게 되고 부실 대기업은 정부관료만 잘 관리하면 기업위기가 와도 선별적 양적완화 혜택받는다는 기대를 갖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기대가 형성되면 어떤 기업도 적절한 시기에 고통스런 구조조정을 하지 않게 되고 양적완화를 통한 구조조정 비용은 고스란히 후세대가 부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지원 의원도 “박 대통령이 조선ㆍ해운업계만 구조조정하면 될 거 같이 얘기하지만 총체적인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변하지 않고 탁상만 내리치고 국회에 책임을 넘기면 절대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다시 한 번 대통령이 변해서 이러한 것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솔직하게 사과하고 국민과 국회를 설득하고 노동자들과 고통 분담하면서 함께 나갈 수 있도록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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