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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도전-부산·경남] 저알코올·과일향으로 사로잡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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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서울 홍익대 앞에서 무학 직원들이 소주병 모양의 좋은데이 캐릭터로 변신해 홍보하고 있다. [사진 무학]

요즘 서울의 도심 번화가에는 밤이면 소주 브랜드 ‘좋은데이’ 점퍼에 가방까지 착용한 영업사원이 가게 문을 열며 ‘이모님’을 불러댄다. 옆구리에는 어김없이 배우 박보영 사진이 있는 좋은데이 포스터가 들어있다. 다른 경쟁사 소주 포스터 자리에 바꿔 붙이기 위한 것이다. 이들은 손님의 신발을 정리하는 등 주인 눈도장을 받기 위해 굳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주로 소주 소비가 많은 삼겹살집·횟집·족발집 등이 공략대상이다.

수도권 공략 팔걷은 무학

무학이 국내 대표소주 회사로 발돋움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강남·여의도 등 서울의 주요 상권에서 ‘발품영업’을 앞세워 공격적 영업을 하고 있다.무학의 지난해 매출은 2900억원. 하지만 매출 대부분은 부산·울산·경남에서 올렸다. 이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2014년 수도권영업본부를 신설했다. 처음 10명 남짓이던 영업사원은 지금은 120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서울·경기도 주요 상권을 활동무대로 삼는다. 주무기는 2006년 나온 알코올 도수 16도대의 ‘좋은 데이’. 이전까지는 도수 20도대의 화이트소주에 주력했다. 좋은데이는 젊은 소비자와 40~60대 기존 소주 세대의 입맛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부산·울산·경남의 소주 시장 점유율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데 일등공신이 됐다.

인재 육성, 장애인 고용 등 나눔경영

이어 지난해 유자·석류·블루베리 등 과일 향을 첨가한 ‘좋은 데이 컬러시리즈’ 제품, 지난 3월 탄산을 첨가한 과실주 ‘트로피칼이 톡소다’를 잇따라 출시했다. 술이 약한 여성·노인 등의 취향에 맞는 제품이다. 2013·2015년 창원 1·2공장을 신설하거나 리모델링하고 지난해 경기도 용인·일산에 물류센터를 개소하는 등 수도권 시장 공략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했다.

무학은 ‘고객과 함께 성장하고 사회로부터 신뢰받는 기업’이라는 경영철학을 갖고 있다. 2011년 기존 장학재단을 확대한 ‘좋은데이 사회공헌재단’을 출범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재단은 인재육성을 위한 교육지원, 취약계층에 나눔실천, 임·직원 자원봉사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2012년 자회사 ‘무학위드’를 설립해 장애인 고용에 앞장선 것도 사회적 기업의 책무를 다하겠다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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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에 있는 무학 제1공장.

무학은 2015년 기준 1조5000억대의 전국 소주시장에서 점유율 15%로 3위에 머물고 있다. ‘참이슬(하이트진로)’, ‘처음처럼(롯데주류비지)’이 1·2위다. 하지만 무학 임직원들은 “이들 업체를 따라잡을 수 있다”는 믿음으로 뛰고 있다.

이종수 무학 수도권영업본부장은 “시장 환경을 반영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어 수도권 시장공략이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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