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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이 "3년 공백, YG는 희망고문도 없더라"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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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이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 분위기로 어필한 가수였다. 불과 열여덟살의 나이에 음색으로 인정받았고, 노래도 성숙했다. '세' 보인다는 평가도 받았고, 여성을 대표하는 노랠 해야 될 거 같은 그런 의무감도 느껴졌다.

그 모든 것들이 이하이스러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실제로 발표한 곡들도 나이에 비해, 분위기가 경쾌하지 않았다. '로즈'가 특히 그랬고, '1,2,3,4''잇츠 오버'도 다르지 않았다.

그렇게 잘나가던 이하이는 예상하지 못한 긴 휴가를 받는다. 2013년 마지막 앨범을 발표하고, 3년을 쉬게 된다.

약이 됐을까. 아이러니하게 이번 앨범에서 자신의 나이를 찾는다. 스무살 이하이로의 복귀는 타이틀곡 '마이 스타'의 발랄함에서만이 아니다. 인터뷰 내내 밝은 농담도 잘한다. "연애하고 싶다"는 얘길 서슴없이 하고, 예능 출연 욕심도 낸다. 실제로 KBS 2TV '해피투게더'에 출연해 걸그룹'급' 상큼 발랄함으로 시청자를 매료시켰다.

왜일까. 오디션 프로그램 준우승이라는 특별한 경험, 이후 YG엔터테인먼트와의 전속계약, 데뷔와 음원차트 정상 등극. 연습생 기간도 거치지 않은 어린 소녀가 견뎌내기엔 하나같이 만만해보이는 일이 없다. 3년이라는 휴가 아닌, 휴가를 보낸 뒤 이하이가 찾은 건 연예인으로서의 '정상궤도'가 아닐까. '분위기'를 내려놓고 오늘따라 밝아보이는 이하이가 반갑다.

-2번곡은 '희망고문'이네요.
"기자님도 희망고문 당해본적 있죠? 그런 노래예요. 절 만나주는 것도 아니고, 남주긴 아깝다고 생각하는 그런거요. 그럴거면 그만하지 말이에요. 희망고문을 당하는 분이라면 꼭 사랑이 아니어도 괜찮다고 위로하는 곡이죠. 먹는걸로도 풀 수도 있고요."

-앨범이 나오지 못한 3년간 YG의 희망고문은 없었나요.
"하하. 없었어요. YG는 희망고문같은건 하지 않아요. 확실한 회사죠. 3년 쉬었지만 의미있는 시간이었어요. 제가 연습생 기간 없이 데뷔했기에 가수란 직업을 나와 맞추기까지의 시간이 필요했다고 봐요."

-이번 앨범을 내놓고, 또 3년이란 기다림이 필요하다면요.
"그러지 않았으면 해요. 또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면 이유가 있는거겠지만요. 근데 이번 앨범을 내면서 느낀게 있어요. 어떻게 해야 앨범이 빨리 나오고, 어떤 작업들이 필요하다는 그런 노하우가 생겼어요. 그래서인지 활동을 하면서 녹음을 다니고 있습니다. 미리미리 녹음도 하고 곡도 쓰고 그런게 필요하다고 봐요."

-3번 트랙의 '스쳐 간다'란 곡도 소개를 부탁합니다.
"직접 쓴 노래예요. YG 프로듀서인 옥진오빠가 도와주셨고요. 이 곡을 처음 쓴건 18살 때예요. 제 첫 자작곡이었는데 실제로 쓰고 나서는 잊고 있었어요. 부끄럽기도 하고 많은 사람에게 들려줄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하루는 엔지니어가 이 노랠 듣고 긍정적이라며 들려주자고 하더라고요. 1년 뒤에 사장님에게 메일로 보내고 문자를 보냈어요. 근데 역시나 답이 없었어요. 그냥 지나가는 줄 알았어요.

근데 이번에 작업을 새로 하면서 사장님이 이 곡을 넣자고 하더라고요. 부끄럽고 미숙한 부분이 많은 노래지만 애정이 담겨있어요. 길에서 가만히 누굴 기다릴 때요. 사람들은 항상 바쁘니까 '스쳐가듯' 제 곁을 지나가잖아요. '내 삶도 이것과 같구나'라고 느꼈고 그런 의미에서 썼어요. 사회생활을 처음해보면서 제 일상도 스쳐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더라고요. 그 때 제 감정이 공허하고 그랬나봐요."

-작곡 공부는 꾸준히 하고 있나요.
"공부는 하지 않아요. 일기 쓰듯이 메모장에 매일 느꼈던 걸 써놓아요. 거기에 멜로디를 붙이거나 신나는 노래는 멜로디를 먼저 쓰고 가사를 붙이고 있어요. 곡 쓰는게 어렵다는 인식은 평가를 하기 때문에 그런거 같아요. 내 노래를 들은 누군가가 싫어할까봐, 걱정해서 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곡을 쓰는 작업 자체는 굉장히 재미있어요. '스쳐간다'같은 경우엔 한시간도 안되서 작업했어요. 써놓은 곡이 꽤 되는데, 아직은 부족하고 부끄럽죠."

-지금의 삶도 '스쳐간다'고 느끼나요.
"제 스스로 어른이 된거 같지는 않아요. 근데 소중하다고 생각한 인연이 스쳐지나갈수도 있는거고, 어떨때는 그게 쓸쓸하게 다가오죠. 그런 기분이 드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노래라고 봐요."

-밖에서 보이는 모습도 많이 바뀌었어요. 이제는 예능 출연도 자연스럽게 하고 있고요.
"'해피투게더'에 출연했어요. 제 예능 욕심을 다 보여주고 왔어요. 웃겼는지는 모르겠어요. 저란 사람을 봤을 때 환상이 있나봐요. 차갑다고 오해하는 분들도 있고요. 그런 오해들을 풀고 싶어요. 예능을 하고 싶다 했더니 회장님도 '그래 나가봐라' 하시더라고요. '해피투게더'에서는 재석 아저씨와 명수 아저씨가 잘 챙겨주셨어요. 과거에 명수 아저씨랑 광고를 같이 찍은적이 있는데 그걸 기억해주시더라고요. 계속 '잘한다 잘한다' 해주셨어요.

처음 스튜디오에 도착했을때도 '우리 하이가 왔어'라고 해주셔서 모든 스태프들이 놀랐어요. 저도 '절 기억하시네요'라고 했죠. 제가 예능이 처음이니까 더 따듯하게 대해 주신거 같아요. 예능은 하고 싶지만 저질 체력이라 무리한건 못할거 같아요. 금방 쓰러질 수 있어요. 저혈압이 있거든요. '정글의 법칙'은 무섭죠. 애벌레 먹을 자신도 없고요. 지금부터 한발 한발 나서보고 싶어요."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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