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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세 넘으면 검진비 430만원 … 직원 건강 챙기는 회장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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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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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김해 휴롬 본사에서 김영기 회장은 “직원 복지에 정성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신인섭 기자]

‘만 50세 이상은 430만원, 35세 이상은 300만원, 35세 미만은 160만원.’ 프리미엄 주방가전 전문기업 휴롬이 지난 3월부터 임직원에게 지원하는 특별건강검진비다. 임직원 450명 전원에 건강검진을 지원하는 경비는 총 13억4000만원 가량이다.

김영기 휴롬 회장의 통 큰 복지
“직원이 건강해야 고객의 건강 생각”
꾸준한 성장에 복지비 늘려 화답

‘통 큰 직원 복지’로 주목받는 김영기(66) 휴롬 회장을 최근 경남 김해시 주촌면 본사에서 만났다. 20년 넘게 착즙기술을 연구해 온 그는 ‘건강 전도사’로 불린다. 웰빙 열풍을 타면서 회사가 크게 성장했지만 그는 언론 인터뷰에 좀처럼 나서지 않았다. 김 회장은 “엔지니어 출신이라 말주변도 없고, 딱히 할 말도 없다”던 그는 앉자마자 “케일·시금치·사과를 착즙한 신제품”이라며 휴롬 주스를 권했다.

그에게 “왜 갑자기 특별건강검진이냐”고 물었다. “사업을 하면서 누적된 미안한 마음의 발현”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김 회장은 “그동안 착즙기 개발한다고 월급을 제 때 주지 못한 적도 많았다”며 “회사 형편이 좀 풀리면서 직원들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 고민했고, 그것을 하나씩 실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우리 직원들이 먼저 건강해야 고객의 건강도 챙길 수 있다”고 말했다.

직원 복지는 꾸준한 매출 성장 덕에 가능했다. 2009년 313억원, 2010년 591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이 가파르게 상승해 2013년 2696억원에 이어 2014년엔 3019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엔 메르스 여파로 주춤했지만 올해 다시 회복세다. 휴롬은 2014년 매출 3019억원 중 70%를 수출에서 벌었다. 유럽·동남아 등 85개국으로 수출하는데 가장 큰 시장은 역시 중국이다. 2014년엔 1000억원의 중국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11월엔 중국 대규모 세일인 ‘광군제(光棍節)’에서 2초당 1대씩 제품을 판매하면서 하루에 180억원을 벌기도 했다. 김 회장은 “우리가 중국인의 식습관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채소도 익혀 먹는 중국인들에게 휴롬 주스기가 보급되면서 생식 열풍을 불러오고 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어린이 식습관 개선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월엔 농림축산식품부, 생산자연합회와 함께 어린이 식생활 교육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이달부터 전국 140개 어린이집을 순차적으로 찾아간다. 2018년을 목표로 현재 공장 인근에 ‘휴롬타운’ 조성도 구상하고 있다. 대학 캠퍼스처럼 조성해 휴롬의 60여개 협력업체를 한 곳에 모은다는 구상이다. 그는 “물류 등 비용 절감 효과는 물론이고 안심 유치원, 요양원 등 복지를 함께 누릴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사진=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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