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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에 사각지대가 없다|최첨단기술이 집약된「호암아트홀」의 시설을 보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1일 문을 연 호암아트홀은 객석 어느 곳에서나 똑같은 음량·음질·음색을 감상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클러스터(cluster) 시스팀을 채택하고 있다. 좌석위치에 따라 시각적인 위치만 다를뿐 청각적인 내용은 같다.
클러스터 시스팀은 일본에 1곳, 미국에도 몇군데 밖에는 설치되지 않은 음향의 최첨단기술로 입체음 효과까지 낼수 있는 현재로서는 최고의 시스팀으로 불리고 있다.
호암아트홀에 설치된 스피커는 모두 5개소, 1백93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특히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는 교향악단연주·기악 독주회등에는 천장에 설치된 음향반사판(Acoustical Reflector)및 음향커튼(Acoustical Curtain)을 이용, 객석 1천석 어느곳에나 동일한 음량·음질·음색을 감상할 수 있게 해 공연장내 음향의 사각지대를 없앴다.
특히 이 음향반사판및 음향커튼은 수준높은 청중및 연주자의 기호를 맞추기 위한 잔향효과를 원격으로 조절할수 있어 지금까지 국내에서 감상할수없는 최양질의 음을 감상할수 있다.
잔향이란 연주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잔향이 없을 경우 피아노나 바이얼린 독주의 경우에는 음이 너무 딱딱하게 들리는 단점이 있다.
수준 높은 연주자및 지휘자·성악가들은 자신의 연주및 발성에 알맞은 잔향도를 나름대로 가지고 있어 잔향도에 대해 매우 까다로운 주문을 하기도 한다.
3일 바이얼린 독주회를 가진 세계적인 바이얼리니스트 정경화씨의 경우 잔향을 0.2초로 조정해 놓았으나 연습과정에서 자신의 잔향도는 0.2초 보다 조금 길다고 해 0.25초로 수정해 연주했다. 잔향시간은 0∼0.4초까지 자유로 연주자의 기호와 연주의 성격에 따라 조정할수있다.
잔향효과는 청중의 많고 적음, 겨울옷및 여름옷등에 따라 각각 달라지는 것으로 최고의 음향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것이다. 기존의 공연장은 이러한 잔향효과의 고려 없이 그냥 내장재로 천장을 해 전혀 잔향효과를 맛볼수 없다.
잔향을 위한 음향반사판은 직경 3m짜리 볼록거울형으로 모두 21개가 천장에 설치돼 있다. 음향커튼은 잔향이 없어야될 연주에서 음을 흡수하기 위한 것으로 반사판 앞에 설치돼 있다.
마이크를 사용할 경우 프로세니엄 시스팀으로 객석에서 모두 고른 음향을 들을수 있게 한다. 프로세니엄시스팀은 음을 초저음(50H (헤르츠) ∼80H)·고저음(80H∼1백50H)·중음(1백50H∼4kh)·고음(4kh∼16kh)의 4단계로 분류, 24인치의 초대형스피커를 포함해 모두 1백26개로 구성돼 있다.
스피커마다 각도를 정밀히 조정해 객석의 구석구석까지 고른 음향을 공급한다. 이 스피커의 각도는 옥타브 밴드 애널라이저로 1천석의 객석음향 및 음질·음색을 각각 측정해 정밀히 조정된다.
이 프로세니엄으로 만들어지는 사각지대는 객석 맨 뒷줄과 무대 앞쪽 객석.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객석뒤쪽 천장과 무대 앞쪽에 역시 에이프런과 언더 발코니라는 9세트, 총 27개의저·중·고음 스피커를 설치해 사각지대를 없앴다.
또 특수음향용 스피커 4세트, 20개는 공연의 입체감을 높이기 위해 비행기가 멀리서 날아와 눈앞에 착륙하는 장면의 경우 아트홀 4군데에 설치된 스피커 시스팀과 함께 차례로 돌려가며 가동돼 소리의 원근감을 주어 입체감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아트홀은 미국 음향설계의 권위자「잭·퍼셀」씨가 설계했고, 스피커는 미국의 세계적인 명기 JBL사 제품으로 설치됐다.
음향증폭시스팀은 오디오믹서·음량조절앰프·음질조절앰프·메인 앰프등 4개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음향증폭시스팀은 36채널로 공연장의 음을 담아 24채널로 각각 다른 음량·음질·음색으로 조절해 스피커에 보낸다.
이 시스팀은 음향기기 전문메이커인 미국의 ATD사 제품으로 메인 앰프만 1백대에 달한다.
채널이 24개에 이르는 것은 국내 공연장중 가장 많은 것으로 대규모 연주및 녹음의 경우 음을 그만큼 세분화해 증폭함으로써 미세한 소리도 그대로 재생시켜 섬세하게 감상할수 있다.
특히 스피커의 경우 국내최초로 혼(horn)형 HD12 초고음용을 들여와 주파수가 높은 고음도 16kh까지 음의 찌그러짐 없이 청중이 감상할 수 있게 했다.

<김상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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