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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우덴 A+ 헥터 C 로저스 F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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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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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투수 보우덴(30)은 복덩이다. 65만 달러(약 7억원)인 그의 연봉은 팀 동료 니퍼트(120만 달러·약 14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그러나 보우덴은 올 시즌 3경기에 선발로 나와 모두 승리를 챙겼다. 평균자책점은 0.45에 불과하다. 보우덴은 니퍼트(4승)와 함께 7승을 합작했다. 외국인 원투펀치의 활약으로 두산은 시즌 1위(12승1무4패)를 질주하고 있다.

7억 연봉 받는 보우덴 벌써 3승째
두산 원투펀치로 1위 이끈 복덩이

LG 히메네스 홈런 8개로 1위 질주
9억 몸값 뛰어넘는 불방망이 자랑
22억 로저스, 팔 아파 출격도 못해

LG 트윈스의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28)의 타격은 거침없다. 히메네스는 21일 서울 잠실 NC전에서 홈런 2개를 때려 8개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LG에 입단한 그는 시즌이 끝난 뒤 계약금을 포함해 80만 달러(약 9억원)에 재계약했다. 그의 연봉은 프로야구 외국인 선수 평균 연봉(83만 달러·약 10억원)보다 낮지만 활약은 눈부시다. 프로야구 구장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잠실을 홈으로 하는 LG는 히메네스 덕에 팀 홈런 공동 1위(21개)를 달리고 있다.

올해 한국 프로야구 무대를 밟은 외국인 선수는 총 31명(팀당 3명, kt만 4명)이다. 이들의 연봉 총액(계약금 포함)은 2564만 달러(약 308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평균 66만 달러(약 8억원)에서 올해 평균 연봉이 26%나 올랐다. 이적료 등 발표되지 않은 금액을 포함하면 프로야구 구단들이 쓴 돈은 이보다 훨씬 많다.

그렇다고 해서 시즌 초반 각 팀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은 쓴 돈과 반드시 비례하지 않았다. 연봉 100만 달러(약 12억원)에 이르는 초특급 외국인 선수들은 부진한 반면 보우덴·히메네스와 같은 ‘저비용 고효율’ 선수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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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외국인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는 한화의 투수 로저스(31)다. 그는 지난해 8월 유먼(36)의 대체 선수로 한국땅을 밟았다. 70만 달러(약 8억원)를 받고 51경기를 남겨둔 시점에 합류했다. 과한 투자라는 지적이 나왔지만 그는 10경기에 등판해 6승 2패, 평균자책점 2.97을 기록하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한화는 로저스에게 역대 외국인 선수 최고 연봉인 190만 달러(약 22억원)를 주며 재계약했다. 그러나 로저스는 팔꿈치 통증을 이유로 팀이 개막 후 17경기를 치르는 동안 아직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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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만 달러(약 19억원)로 연봉 2위인 KIA 투수 헥터(29)의 출발도 좋지 않다. 그는 올 시즌 네 차례 선발 등판해 2승 1패를 기록했지만 평균 자책점이 5.79나 된다. 4경기 모두 6일 이상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에 등판했지만 피안타율이 0.350에 이를 정도로 결과가 좋지 않다. 초반 2경기에서 7이닝 1실점씩을 기록하며 승리 투수가 됐지만 15일 광주 넥센전에선 5이닝 5실점, 21일 광주 삼성전에선 4와3분의2이닝 8실점(7자책점)으로 난조를 보였다. 시속 150㎞를 쉽게 던진다던 그의 평균 직구 구속은 아직 145㎞에 그치고 있다.

2012년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28홈런을 쳤던 로사리오(27·한화)는 홈런을 1개밖에 때리지 못했다. 대신 삼진은 벌써 22개나 당했다. 로사리오는 올해 새로 계약한 외국인 타자 가운데 가장 많은 130만 달러(약 15억원)를 받았다. 95만 달러(약 11억원)를 받은 삼성 발디리스(33)도 2할대 타율(0.263)에 홈런은 1개에 그치고 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8시즌이나 뛰며 쌓은 명성에 걸맞지 않은 모습이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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