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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선 깔아 따뜻한 우산 손잡이 발명, 영국서 3000개 주문 받았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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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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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역삼동 팁스타운에서 열린 ‘창업콘서트’ 에서 참석 패널들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부터 오비츠 코리아 김종윤 대표, 클레프 이노베이션 구예림 대표, 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 진대제 대표, 주영섭 중소기업청장, 휴맥스홀딩스 변대규 대표, 퓨처플레이 류중희 대표, 제이컴즈 김정아 대표. [사진 신인섭 기자]

“제 생활 속 불편함에서 창업 아이템을 찾았죠.”

중기청 주최 ‘청년창업콘서트’
해외서 창업 성공한 노하우 나눠

휴대용 검안기, 인도 선불폰 앱 등
“생활 속에서 아이템 찾아보세요”

다용도 우산 손잡이를 개발해 영국에서 창업한 ‘클레프 이노베이션(CLEF Innovation)’의 구예림(24) 대표 얘기다. 그는 배낭 여행 중 갑작스럽게 비를 만나 급하게 우산을 샀지만, 금방 잃어버린 경험 때문에 창업을 결심했다. 구 대표는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이 이뤄지고 있는데 왜 아직 우산은 그대로 일까’라는 질문을 자신에게 던졌다. 생활에 꼭 필요한 우산의 기능을 고민했고, 충전이나 플래시와 접목한 우산 손잡이를 개발했다. 하지만 판매가 문제였다. 구 대표는 “한국에서 우산은 소비재란 인식이 강했고 배터리와 관련한 규제가 많아 창업이 어려웠다”며 “영화 ‘어바웃 타임’에서 비 내리는 영국 을 보고, 우산과 관련한 창업이 적합한 시장이라고 확신했다”고 했다.

지난해 글로벌 창업 활성화 사업에 지원해 선정된 구 대표는 지난 11월 영국 현지 법인을 세웠다. 법인 설립 전 3개월 동안 영국에 머물며 시장 조사를 했다. 전통을 중시하는 영국인들이 선호하는 디자인을 했고, 쌀쌀한 영국 날씨를 감안해 배나 손을 따뜻하게 해주는 보온 기능을 추가한 분리형 손잡이를 개발했다. 개당 50파운드(한화 약 10만원)의 다용도 우산 손잡이는 영국에서 선주문만 3000개를 넘어섰고, 올 상반기 내에 제품이 출시된다.

구 대표는 “창업은 실제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며 “특히 해외 창업은 현지인들이 어떤 특징이 있고, 그들의 문화와 생활이 어떤지 먼저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 대표와 같이 해외에서 창업에 성공한 청년 기업인들이 예비 창업자·대학생에게 노하우를 공유했다. 20일 오후 서울 역삼동 팁스타운에서 열린 ‘청년창업콘서트’에서다. ‘창업 기업의 글로벌 진출’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올 첫 창업콘서트에는 주영섭 중소기업청장과 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 진대제 대표, 휴맥스 홀딩스 변대규 대표, 퓨처플레이 류중희 대표 등이 참석했다.

패널로는 구 대표와 휴대용 검안기를 만드는 ‘오비츠 코리아’의 김종윤 대표를 비롯, 인도 스마트폰 선불제 사용자를 대상으로 잔액 확인 및 충전 앱 사업을 하는 ‘밸런스 히어로’의 이철원 대표, 근적외선 기술로 식의약품 판별 카메라를 만들어 미국서 창업한 ‘스트라티오’의 이제형 대표가 각각 인도와 미국 현지에서 화상 연결로 콘서트에 참여했다.

이철원 대표는 “국내 시장 규모의 한계 때문에 인도의 스마트폰 시장 진출을 결정했다”며 “해외 창업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진출하려는 지역의 특수 환경을 감안하고 새로운 블루오션을 만들어간다는 사명감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김종윤 대표는 “해외 창업과 국내 창업의 장·단점을 먼저 분석해야 한다”며 “나라마다 규제가 다르고, 언어나 문화 등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정교한 계획과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사진=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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