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날씨 변덕 심하다 | 기온차 크고 8월엔 태풍 | 더위는 8월 보다 7월에 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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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올 여름은 기온의 기복이 심한 날씨가 될 것 같다.
기상 예보는 이제 내일 비가 온다, 안 온다는 단순한 일기 예보의 차원을 떠나 농사는 물론 경영과 생산 부문에도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지난해와 같은 집중 호우는 장기 예보가 불가능한 것이지만 기온 추세·냉해·태풍 등은 그간의 관측 자료와 연구를 바탕으로 그 패턴을 예상해 볼 수 있다.
금년 기상의 큰 특징은 기온이 심하게 오르락 내리락 한다는 점이다.
1월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기온이 큰 폭으로 부침하는 현상은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지난 2월 2일부터 13일까지 10여일 간에는 최고 기온이 예년보다 6도까지 더 높이 올라갔다가 20일부터 26일까지는 영하 10도 이하로 급강하하는 등 심한 기복을 나타냈다.
이 추세는 3∼4월에도 이어져 4월 13일 서울은 최고가 24.3도까지 올라가 예년보다 7∼8도나 높았다.
기온의 심한 오르내림은 변화를 주도하는 극기단이 5파형으로 5개의 찬 가지가 교대로 한반도에 한기류를 뻗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대기의 순환에 따라 찬기류가 7∼8일 사이로 우리나라를 지나게 돼 1주일 정도의 주기로 기온 변화를 가져온다. 그러나 전체적인 월평균 기온은 큰 폭으로 변하지 않았다.
서울의 3월 평균기온은 4.3도로 예년의 4.1.도에 비해 큰 차이가 없었다.
금년과 비슷한 기상을 나타낸 해는 지난 81년.
기상대가 4월 장기 예보를 위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금년 1∼3월의 기압 변화가 81년과 아주 유사한 특징을 보였다. 기온의 오르내림도 엇비슷하다.
81년에도 금년과 같이 기온의 변화 폭이 컸다. 81년 4윌 19일에는 강원 산악 지대에 때아닌 큰 눈이 내렸으며 주기적인 날씨 변화를 보였다.
유사 연도와의 비교는 장기 예보를 위한 한가지 기법.
이에 따라 금년 여름 기상을 예상해 보면 전체적인 평균기온은 예년과 비슷하지만 그때 그때 기온의 기복이 심해질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또 6월 하순에 장마전선이 형성돼 7월 초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더위도 8월보다 7월에 더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의 여름 기상을 좌우하는 북태평양 고기압은 북위 22도, 동경 1백 60도 근처에 자리잡고 있어 예년과 별 차가 없다.
이 고기압이 예년보다 빨리 발달하면 이른 여름을 맞게 되나 아직까지 그런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올 여름이 빨리 온다는 설은 계절이 앞당겨졌다는 의미보다는 기온의 심한 높낮이로 예년 기온을 넘는 날씨가 일찍 왔다는 것뿐이지 이런 더운 날씨가 계속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
기상대의 한 관계자는 여러 가지 자료로 보아 올 여름 기상은 더위의 피크점을 7월 중순∼하순에 두고 어러 가지 계획을 세워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여름 기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태풍과 냉해.
태풍은 매년 1∼2개가 우리나라에 상륙하거나 스쳐가 큰 피해를 발생시킨다.
최근 2∼3년 간 우리나라는 큰 태풍이 ,없었다. 태풍이 보통 3년에 한번 정도 큰 피해를 가져오는 것을 감안한다면 올해는 태풍이 불안한 해다.
기상대는 8월 하순에 한 개의 태풍이 우리나라를 덮칠 것으로 보고 농수산부 예비 공식으로 통보했다. 지난 60년간의 통계를 보면 피해 태풍의 50%가 8월에 발생했다.
반면 큰 냉해는 예상되지 않는다. 지난 80년 냉해는 완전히 이변에 속하는 것으로 8월 평균기온이 평균보다 2∼4도나 낮았었다.
다만 8월에 기온의 급변으로 인한 국지적인 냉해가 있을 가능성은 높다는 것이 기상 전문가의 분석이다. <장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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