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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아빠 어디가' 퇴출… ‘스타 2세’ 만들기에 제동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국에서 앞으로 스타 연예인과 미성년 자녀가 함께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의 제작과 방영이 금지된다.

중국의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최근 ‘방송 프로그램 관리 강화에 관한 통지’를 통해 미성년자의 리얼리티 쇼 프로그램 출연을 엄격히 제한하고 연예인 자녀가 출연하는 TV프로그램의 제작과 방영을 원칙적으로 불허한다고 발표했다. 연예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를 과대 포장하고 이들 자녀까지 벼락스타로 만드는 것을 방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에서는 2013년 한국 방송프로그램 포맷을 수입해 제작한 중국판 ‘아빠 어디가’를 시작으로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가족 예능이 큰 인기를 누려왔다.

이에 따라 출연자 몸값과 광고료도 천정부지로 올랐다. 인기 스타의 1회 출연료가 저예산 영화 제작비에 맞먹는 1000만 위안(17억원)에 육박했다고 베이징청년보가 18일 보도했다.

‘아빠 어디가’의 메인 스폰서 가격은 ‘시즌1’ 6000만 위안(106억원)에서 ‘시즌3’ 5억 위안(887억원)으로 급등했다. 스타 자녀 출연료도 덩달아 올라 ‘아빠 어디가’에 출연한 대만가수 린즈잉(林志穎·42·사진)의 아들 키미(Kimi·9)는 하루 행사 출연료가 15만 위안(2660만원), 영화감독 왕웨룬(王岳倫·43)의 딸 왕스링(王詩齡·7)은 10만 위안(1740만원)에 이른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스타 2세를 일컫는 싱얼다이(星二代)가 돈과 인기를 독차지하자 관얼다이(官二代·고위 관리 자녀), 푸얼다이(富二代·재벌 2세) 등 중국판 금수저 논란으로 번지는 것을 우려한 중국 정부가 금지령을 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전역의 위성TV에는 100여 개의 버라이어티 쇼가 방송됐으며 상당수가 아동 출연 프로그램이다. 금지령이 발표되자 ‘엄마는 수퍼맨’을 방영하던 후난(湖南)위성TV는 인터넷 자회사인 망고TV로 플랫폼을 바꾸기로 했다. 중국 제작사들은 영국의 ‘수퍼 내니’를 벤치마킹하는 등 스타 자녀를 대체할 프로그램 개발에 착수했다고 베이징일보가 보도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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